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SK C&C 지분 중 상당부분을 쿠웨이트 정부에 넘기기로 하면서 SK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24일 보유중인 SK C&C 주식 450만주(9.00%) 가운데 245만주(4.90%)를 쿠웨이트 정부(Government of the State of Kuwait)에 처분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매도단가는 주당 8만3000원으로, 총 금액은 2033억5000만원에 이른다.

SK텔레콤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남아있는 지분 205만주(4.10%)도 내년 6월까지 전량 처분해야 한다. 남아있는 주식에 대한 지분 가치는 전날 종가 9만9400원인 점을 감안하면 2037억원에 이른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선 지난달 14일 우리투자증권과 보유주식 2225만주(44.50%) 가운데 401만696주에 대한 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가 3750억원에 달하지만 증권사가 통상 시가의 50% 수준으로 대출해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대출 규모는 1800억~19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SK 지분 103만주를 처분해 마련한 920억원을 합치면 최 회장의 매수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때문에 조만간 최 회장이 남아있는 SK텔레콤의 SK C&C 지분 취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이 남은 지분을 매입하면 SK C&C의 보유지분은 2430만주(48.60%)로 늘어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SK C&C가 지주사인 SK와 합병하고 최 회장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 서 최 회장이 현재의 지분을 유지하려면 SK C&C 주가가 더 올라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대출까지 받아서 SK C&C 주식을 산다는 것 자체가 향후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대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