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는 증인과 참고인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감사 보고서 공개지연 △동신대 특혜 의혹 △조카 기업에 대한 감사무마 의혹 △수입을 초과한 과다지출 의혹 등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총리로서 하자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도 김 후보자의 총리 인준을 거부할 명분이 적다는 의견을 피력함에 따라 1일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인준안이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청문회에 임했던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실망을 표시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7남매 중 막내로 자라서인지 지나치게 감성적이다. 오랜 법관 출신이자 감사원장 출신으로서 기대했던 신념이나 강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범구 의원도 "수입과 지출이 안 맞는 부분에 대해 자기 말을 믿어달라고 하는데 청문위원들도 믿을 수 없거니와 국민들도 믿을 수 있겠나"며 "더군다나 후보자가 법관 출신이면 정직성과 신뢰성을 주요 가치로 삼았을 것 같은데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익명의 다른 의원은 "김태호 후보자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면서 "실망스럽긴 하지만 인준을 거부할 명분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대표는 "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 표결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표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총리인준안의 국회 통과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청문회를 지켜본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체면을 세워주면서도 자기 할 말을 다하는 등 청문회 대상자의 모범 답안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결정적인 의혹도 없고 답변도 잘했기 때문에 본회의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더 이상 어떻게 총리감을 찾아낼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은 4대강 사업 감사보고서의 공개 지연과 관련,"발표를 늦출 이유가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심위원직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원천적인 불신이 있다면 반드시 내가 처리하겠다고 고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신영/민지혜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