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올 들어 가장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비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됐다. 경기 회복세를 이끌던 수출기업과 대기업의 체감경기도 식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제조업의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2로 전달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89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 BSI는 6월 105까지 올랐다가 7월 103,8월 98로 떨어진 데 이어 9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석 달간 하락폭은 13포인트에 달한다. BSI는 한은이 2364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느끼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수출기업과 대기업의 체감 경기마저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기업의 BSI는 95로 전달보다 9포인트 하락,1월(94) 이후 처음으로 100 미만을 기록했다.

대기업 BSI도 전월 대비 7포인트 떨어진 98을 기록해 2월(97)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하락했다. 내수기업 BSI는 91,중소기업 BSI는 90으로 각각 전월 대비 3포인트와 4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출이 둔화하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10월 업황 전망 BSI도 99로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기업들이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전망 BSI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92)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의 경영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내수 부진(16.8%)이라고 답한 업체가 가장 많았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84로 전월보다는 1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에는 크게 못 미쳤다. 비제조업 BSI는 매출(96) 채산성(88) 자금사정(88) 인력사정(88) 등 전 부문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10월 전망 BSI 역시 86으로 부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