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은행인 중국 공상은행(ICBC)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30일 골드만삭스가 차익 실현을 위해 ICBC에 투자한 지분 3.9% 중 0.8%를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주당 매각가격은 5.7~5.79홍콩달러(미화 약 73~75센트)로 전날 ICBC 종가에서 3~4.5% 할인된 가격이다.골드만삭스는 지분 매각으로 약 20억달러를 확보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ICBC 기업공개(IPO) 이전인 2006년 4월에 25억8000만달러를 들여 ICBC 지분 4.9%을 취득한 바 있다.지난해 4월 이 중 1%를 팔아 19억1000만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이번에 20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각한 후 남는 ICBC 지분 3.1%는 80억달러에 달한다.그동안 매각했거나 이번에 매각할 예정인 지분가치를 합칠 경우 골드만삭스는 투자금 대비 50%의 수익을 거둬 알짜배기 투자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골드만삭스의 이번 매각은 ICBC 주가가 더 이상 하락하기 이전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는 풀이했다.

ICBC는 자금 조달을 위해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서 66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곧 단행할 예정이다.유상증자에 따라 주가가 추가 하락하기 이전에 지분을 팔아 차익금을 얻겠다는 얘기다.현재 ICBC 주가는 연초에 비해 7.3% 하락했다.

게다가 ICBC 투자에 대한 위험관리 차원에서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골드만삭스의 재무제표에서 ICBC에 대한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