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대,분양가 납부유예,확정 임대료 입금,임차인에 임대료 보조.'

상가 분양 마케팅이 치열하다. 분양가를 깎아주거나 분양대금 납부를 늦춰주는 것은 기본이고 임차인을 미리 정해놓고 분양하는 선임대 상가나 확정 임대료를 매달 통장에 입금해주는 상가도 등장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입맛에 맞는 상가를 좋은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상가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가가 공급과잉 상태인 데다 미분양이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분양 조건만 보고 성급하게 결정할 게 아니라 상권 분석 등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임대로 임대수익 확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상가는 바로 애물단지가 된다. 들어오는 임대료는 없는데 관리비는 꼬박꼬박 나가는 까닭이다. 그래서 선임대로 분양되는 상가가 등장했다. 선임대란 시행사가 분양 전에 미리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구매자 입장에선 임차인이 정해진 상가를 분양받는 셈이다.

선임대 상가를 분양받으면 예상수익률을 파악할 수 있고 투자원금 회수가 쉽다는 게 장점이다. 한 상가시행사 대표는 "공실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선임대 상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높지만 임차인을 조작하는 속칭 '가라 선임대'가 나돌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분양 중인 선임대 상가는 경기도 파주 교하의 '운정 메디스타워',양주시 '마들프라자',서울 강동구 '강일 골드프라자' 등으로 6~7%대의 예상 수익률을 내세우고 있다.

◆키테넌트(핵심 입주점포) 입점 먼저

백화점이나 프리미엄 아울렛 등 키테넌트(핵심 입주점포)를 들여 많은 유동인구를 확보하는 방안이 대형 복합상가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향후 상가의 임대 수익은 물론 시세 상승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분양업체들은 고정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키테넌트 유치에 적극적이다.

특히 백화점이나 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이용하는 고급 수요의 경우 불황을 크게 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키테넌트를 입점시키고 분양 중인 상가는 내달 7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일산 서구의'레이킨스몰'로 수입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하는 현대백화점을 유치했다. 이 상가는 현대백화점과 홈플러스 메가박스 등의 키테넌트 입점으로 현재 98%의 높은 분양률을 기록 중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되는 커낼워크는 명품 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했으며 대구 이시아폴리스에 조성 중인 라이프스타일 센터에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이 확정됐다.

◆분양대금 납부 유예

당장 돈이 부족한 투자자를 위해 분양대금 납부유예제를 도입한 곳도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분양 중인'서해 더블루'가 대표적이다. 이 상가의 경우 총 분양가의 30%만 납부하면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2년간 납부 유예를 해준다. 2년이 지난 뒤에도 총 분양가의 70%까지만 납부하면 나머지 30%에 대해서는 2년간 추가 유예해줄 계획이다. 최대 4년간 납부 유예 혜택을 받는 게 가능해 투자자들은 자금여유가 생길 때 분양대금을 치를 수 있다.

◆매달 통장에 임대료 입금

상가 투자자에게 매달 확정된 임대료를 입금해주는 상가도 등장했다. 이들 상가는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테마상가나 쇼핑몰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해당 사업이 순항할 경우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확정수익을 제공하는 현장 가운데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장기적인 사업 비전을 명확히 따지지 않으면 훗날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확정수익을 제공하는 상가는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다카자동차매매단지'로 연 8%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분양가 할인으로 승부

상가는 철저하게 수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상품이다. 그렇다보니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식을 도입하는 상가들이 많은 편이다. 분양가 할인은 곧 해당 상가의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분양을 이유로 가격을 할인하는 상가의 경우 향후 상권 활성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변 상권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델리타운과 경기 오산 세교의 인피니트 타워 등이 분양가를 낮춰 분양하고 있다. 이들 상가는 층에 따라 3.3㎡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800만원까지 가격을 내려 분양 중이다.



◆임차인에게 임대료 보조도

상가 시행사가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보조해줘 가며 상가 활성화 및 투자자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경우도 있다. 상권이 활성화될 때까지 일정 기간 혜택을 제공하는 조건인데 만약 상권이 당초 계획만큼 커지지 않으면 분양받는 투자자의 수익률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판교신도시의 A상가가 6개월 정도 임대료를 보조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