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현금을 보유해 '1조원 거부'로 불리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사진)이 코스닥기업 심텍이 설립한 홍콩 지주회사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심텍은 중국 생산기지 건설을 위해 홍콩 지주회사의 자본금을 4000만달러로 크게 확충하는 안건을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홍콩 지주회사는 자본금 200만달러로 지난 7월 말 출범했다.

초기 자본금을 댄 심텍은 늘어나는 3800만달러 중 800만달러를 추가 출자하는 등 총 1000만달러를 투자한다. 나머지 3000만달러는 풋백옵션(투자자 지분을 약정한 날짜 · 가격에 되사주는 계약)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외부에서 조달하게 된다.

이 회장은 투자조합을 통해 1000만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이 회장이 대주주인 에이티넘인베스트(옛 한미창투)가 운용하는 '09-9 한미신성장녹색벤처조합'과 '한미그로스에쿼티투자조합'이 각각 500만달러를 출자한다.

이 회장은 심텍 지분 9.31%를 보유한 2대주주로 대주주인 전세호 사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케이블방송 C&M 주식을 팔아 마련한 1조원대 현금을 바탕으로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석유개발업체 스털링에너지를 인수했고 삼성생명 현대홈쇼핑 미스터피자 등에도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외에 KTB2007사모투자전문회사(PEF)와 동양아시아어퍼튜니티사모증권투자신탁1호가 1000만달러씩 투자할 예정이다.

심텍은 경영 성과가 일정 조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심텍 홍콩법인 지분을 연 8%의 복리로 되사주는 풋옵션 계약을 외부 투자자들과 맺었다. 풋옵션은 심텍 홍콩의 2012년 영업이익이 목표치의 50% 미만이거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동시에 80%를 밑돌면 행사할 수 있다. 홍콩 법인이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거나,공모가가 풋옵션 가격에 미달한 때도 행사 가능하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