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ATC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 공동기획
이동통신 기지국용 부품을 만드는 케이엠더블유(KMW · 대표 김영준)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잘 알려진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1991년 창업 이후 신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지금까지 130여건의 각종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게 됐다. 경기 화성의 본사 대회의실 앞에 진열된 특허증서들이 KMW의 기술력을 대변하고 있다.
KMW는 1990년대 듀플렉서(송수신 주파수 분리기)와 '삐삐'에 주로 들어가던 RF(라디오 주파수) 스위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삼성전자에 납품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또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통신에 들어가는 부품을 대거 국산화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CDMA 기술력을 갖는 데 일조했다. 이를 인정받아 대통령상과 정보통신부장관상만 각각 3회 수상했다.
세계적 권위의 기술잡지 '마이크로웨이브&RF'가 선정한 '1997년 세계 최고상품'에 선정된 KMW의 RF 필터는 IEEE(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가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김영준 대표는 "우리 회사의 다른 제품들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RF 필터"라고 말했다.
KMW는 이 밖에 어레스터(낙뢰방지용 부품),바이어스-티(bias-T:전원 및 RF 신호 동시공급 부품),파워앰프(전력증폭기),리모트 라디오 헤드(RRH) 등 기지국 핵심 장비의 일관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최근에는 수신 품질을 향상시켜 네트워크 대역(커버리지)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인 TMA와 TMA를 안테나와 일체화시킨 LNA(저잡음 안테나)를 개발,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은 성과보상제를 기반으로 한 연구 · 개발(R&D) 체제 덕분이다. 김 대표는 "우수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 간 연봉 격차는 평균 20% 이상"이라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안정적인 해외 공급망 확보를 위해 미국 · 일본 · 중국지사를 설립했으며,현재 유럽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인 KMW의 글로벌 임직원 수는 1400여명이다. 이 가운데 370여명만 국내에 근무하고 나머지는 해외 사업장에서 일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알카텔-루슨트,에릭슨,NEC,후지쓰,히타치,화웨이 등 글로벌 이동통신 기업들이 주요 거래처다. 재미있는 것은 거래처와 함께 개발한 부품이 모두 이들 기업의 표준사양으로 채택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특히 알카텔-루슨트와는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전략 파트너로 선정됐으며, 스프린트넥스텔의 4세대 모바일와이맥스 통신망 구축사업에 시분할접속(TDD) 스위치를 공급하며 2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KMW는 2007년 창사 이후 최대 매출(1270억원)을 기록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8년엔 1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으며 작년엔 매출이 79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 상반기 매출이 517억원을 기록,연간으로 2007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화성=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