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격탄을 받았던 홍콩이 중국 성장세에 힘입어 2년만에 정상 체력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이 세진 모양새입니다. 신은서 기자가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100년 넘게 서양과 아시아를 연결해온 금융허브 홍콩. 리먼브라더스 투자 손실을 항의하는 집회는 2년전 위기의 잔재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홍콩 금융권 내부에서는 더이상 금융위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옥현/ 주홍콩 총영사 "중국경제의 고성장으로 한국을 비롯 인도, 호주 등 아시아 신흥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홍콩도 상당한 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올해 전반기의 경우 7.2% 경제 성장을 보였고 이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이경영/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장 "2009년 3,4월부터 홍콩으로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2008년 말 홍콩 외환 보유고가 1,400억불 정도였는데 2009년 3월 이후로 2,200억불, 한꺼번에 800억불이 늘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B들이 아시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홍콩은 새로운 부흥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사이몬 왕 / SC 아시아 애널리스트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10년 전 금융위기 고통으로부터 교훈을 얻었습니다. 경제 펀더멘털을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아시아시장은 성장성 면에서 타지역에 비해 양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손창섭/ 외환은행 홍콩법인장 "홍콩 금융권이 이제는 안정됐다고 보는 것은 아시아시장이 제일 좋다고 해서 모든 역량을 아시아쪽으로 집중하고 있는게 글로벌IB들의 추세입니다. 때문에 좋은 인력을 재고용하고, 높은 임금을 줘서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위기 극복 이상의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 신흥부자들에 대한 홍콩 경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홍콩을 활용한 중국 정부의 자본주의 실험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오규/ 신한은행 홍콩법인장 "매주 토,일요일에 (중국) 신흥 갑부들이 홍콩 유명브랜드 상점을 70-80% 점령합니다. 비싼 물건을 사가는데 비싸다는게 우리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국은 현재 (여러 종류의) 홍콩 시장에서 위안화를 침투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동남아로 접목시킬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홍콩을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하는 중입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기업금융 내륙화 정책과 위안화를 국제화시키려는 노력은 홍콩 금융권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홍콩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홍콩을 두고 해외 진출을 준비해온 우리 금융권에서 다시 한번 기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자신감을 갖게 된 중국이 홍콩을 통해 세계 금융시장 재편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우리 금융권에 남은 시간이 길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홍콩에서 WOW-TV 뉴스 신은서입니다. 신은서기자 es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