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당초 예정됐던 일본 대학생 1000명의 상하이엑스포 방문단 입국을 거부했다. 일본이 댜오위다오(釣魚島 · 일본명 센가쿠열도) 인근에서 나포한 중국 어선의 선장에 대한 억류를 전격적으로 연장하자 중국은 양국 간 고위급 회담과 경제협력 협상을 중단하고 일본 대학생들의 상하이엑스포 방문 초청을 연기하는 등 양국 갈등이 민간교류까지 확산되고 있다. 두 나라의 마찰로 중국에서는 일본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일본 상품 불매운동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역시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中,민간교류까지 중단

교도통신은 중국 측이 일본 대학생 1000명의 상하이엑스포 방문 초청 연기를 일본 대사관에 통보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원자바오 총리가 약속한 것이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 대학생들은 중국 전국청년연합회 초청으로 상하이 국제박람회를 견학하기 위해 21일 중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중국 측은 현재의 분위기에서 이런 형태의 우호 교류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연기를 통보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20일 일본과 할 예정이던 민간 항공기 취항 확대 협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석탄광산 공동 개발과 관련한 협상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은 올초 중국 관광객 유치를 겨냥,비자 발급 조건을 대폭 완화했으며 양국 간 항공기 증편을 요청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키로 하고 석탄광산 등의 공동 개발과 에너지 절약기술 이전 문제를 논의해 왔으나 일단 중단됐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불매운동 등 행동으로 중국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중국 포털 사이트인 QQ 등에서는 '불매운동으로 강력히 응징하자' '일본 상품은 중국 침략의 총칼'이란 과격한 용어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신화통신은 최근 중국 내 4억명의 네티즌이 가장 많이 찾은 인터넷상 검색어가 '댜오위다오'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형 건강용품 제조업체인 바오젠(寶健)사는 1만명의 직원을 국경절 연휴기간에 일본으로 관광 보내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첨예해지는 대치

중국 정부는 일본과 장관 및 성장 이상급 고위직 교류도 중단키로 했다.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격) 상무 부위원장이 중국 어선 나포 이후 방일 계획을 전격 철회한 데 뒤이은 것이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이 나포 선박 선장의 구금 기간을 10일 늘려 29일까지 연장키로 하자 "일본이 실수를 거듭한다면 중국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후 사태에 대해 일본은 책임져야 한다"고 강경한 어조로 경고했다.

왕광야(王光亞)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지난 19일 밤 주중 일본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으로 이미 중 · 일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됐으며 향후 사태가 어떻게 발전될지는 일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중국의 반발이 장기화할 경우 내달 하순 개최 예정인 아세안 정상회의,11월 일본에서 열릴 아시아 ·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때 정상회담 개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