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은 랑세스가 5년만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다. "

악셀 하이트만 랑세스 최고경영자(CEO · 51 · 사진)는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전 세계 100여명의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특수화학기업인 랑세스는 2004년 독일 최대 제약업체인 바이엘의 화학제품 부문과 폴리머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됐다. 전 세계 23개국에 42곳의 생산 기지를 둔 랑세스는 지난해 50억6000만유로(약 7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동차 타이어의 주원료인 부틸고무와 같은 합성고무,플라스틱 등을 생산한다.

랑세스는 올해 8억유로에 달하는 에비타(EBITDA)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창립 당시에 비해 80% 늘어난 수치다. EBITDA는 기업이 순수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지표로,법인세와 감가상각비를 공제하기 이전의 이익이다. 하이트만 CEO는 "EBITDA를 2015년엔 14억유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 근거와 관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력을 꼽았다. 하이트만 CEO는 "회사 설립 이후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사업에 주력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 후 아시아 국가의 빠른 경기 회복으로 랑세스가 경제위기를 잘 견뎌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시장은 랑세스 매출의 25%를 차지한다. 랑세스는 현재 싱가포르에 4억유로를 투자해 아시아 최대 부틸고무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이트만 CEO는 한국 정부가 2012년 11월부터 시행할 타이어 라벨링 제도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타이어 라벨링 제도는 연비 절감을 위해 타이어에 에너지 효율등급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하이트만 CEO는 "타이어 라벨링 제도는 친환경 제품 개발을 중시하는 랑세스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며 "한국에서 친환경적인 고성능 타이어용 화학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우리의 대표 고객인 한국타이어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이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2015년까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 태생인 하이트만 CEO는 함부르크대를 졸업하고 영국 사우스햄프턴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1989년 바이엘에 입사한 뒤 2004년부터 랑세스 CEO를 맡고 있다.

뒤셀도르프=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