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부처마다 '공정사회' 스트레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부처는 지금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 2일 발표한 '추석 민생과 서민물가 안정 방안'의 발표자는 원래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었다. 그러나 발표 하루 전에 갑자기 강호인 재정부 차관보로 바뀌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는 대책인 만큼 장관 또는 제1차관이 직접 발표하는 게 격에 맞는 상황이었는데도 차관보가 나선 것은 대책 내용이 미흡해 장 · 차관이 발표하기가 껄끄러웠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나온 대책은 '재탕삼탕'이 많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채소 과일 등의 가격 급등으로 힘든 서민의 고충을 덜어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단기간에 묘수를 내놓기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요즘 경제부처에서는 대통령이 연일 주문하는 '친서민'과 '공정사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으로 대변되는 공정사회 구현에 기조를 맞추려다 보니 기존 정책 방향과 상충되는 데다 뾰쪽한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굵직한 정책들은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정책 기조를 무색하게 한다. 지난달 말 발표된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기업 설비투자에 혜택을 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없애면서 남는 예산을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으로 돌린 것이다. '부자 감세' 논란을 불러왔던 종합부동산세 폐지도 유보됐다.

    지난 16일 나온 친서민 예산지원안 역시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도 없이 파격적인 보육료와 학비 지원 등을 담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 힘든 경직성 복지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는 공정사회 구호에 완전히 묻혔다"며 "나중 일이 걱정은 되지만 일단 청와대 의중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대 · 중소기업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웬만한 수준의 방안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약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도급법 적용 대상을 2~3차 협력업체까지 확대하는 등의 강력한 대책까지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부작용이 신경쓰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안으로 올린 것들이 잇달아 '퇴짜'를 맞으면서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어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부처가 참여해 만들고 있는 청년실업 대책도 속을 태우기는 마찬가지다. 대학 구조조정 방안 등을 담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지만 역시 반발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추석 이후 발표할 계획이지만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마지막까지 힘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부터 쌀 조기 관세화(시장 개방)를 못하게 된 것도 역시 농민들의 반발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 이런 분위기에서 쌀 시장 개방을 정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익명의 한 고위 관료는 "공정사회가 강조되면서 정책이 지나치게 친서민 · 중소기업과 복지로 치우치고 있다"며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공을 들이고 있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허용 역시 상당 기간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5000만원이 33억으로…'탈북 엘리트' 국힘 박충권, 재산 60배 '점프'

      26일 공개된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사항에서 '재산 증가율' 1위를 기록한 의원이 눈길을 끈다. 불과 1년 새 재산 신고액이 무려 60배 가까이 폭증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 내역에 따르면 박 의원은 올해 33억8387만8000원을 신고했다. 지난해 신고액인 5550만3000원과 비교하면 약 60배 늘어난 수치로, 절대적인 증가액을 떠나 증가 배수 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다.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배경은 '결혼'이다. 박 의원은 재산 신고 '비고'란에 자산 변동 사유를 "혼인으로 추가"라고 명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 의원의 재산은 무주택 상태로 예금과 후원금, 일부 가상자산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결혼과 함께 재산 지형도가 완전히 바뀌었다.이번 신고 내역을 보면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및 성북구 장위동 아파트, 오피스텔 2채, 근린생활시설 3곳, 의료시설 2곳 등 약 46억 원 규모의 부동산이 대거 포함됐다. 이 외에도 예금 약 2억 원, 주식 약 1억 5000만 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1억 2000만 원 상당과 벤츠 차량 2대도 새롭게 추가됐다.‘탈북 공학도’ 출신인 박 의원은 1986년 함흥 출신으로, 북한 영재학교인 '제1고등학교'를 3등으로 졸업한 뒤 국방종합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엘리트다. 대학 시절 북한 체제의 주민 감시와 부패 실상을 목도하고 회의를 느껴 2009년 4월 탈북했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뒤에는 서울대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쳐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대제철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2023년 12월 국민의힘 인재로 영입돼,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에

    2. 2

      이찬진 금감원장 407억…조성명 강남구청장 주택만 42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2026년 정기 재산공개 신고 내역에서 정무직 공무원 등 주요 고위 공직자 1903명의 재산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이들 가운데 전체 재산 1위는 1587억2484만원을 신고한 이세웅 평안북도지사였다. 이 지사는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소속 정무직 공무원으로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경제인 출신이다.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그 뒤를 이었다. 이날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가 관보에 올린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지사 재산은 전년보다 약 54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식과 예금 등 순자산 증가분이 527억원, 주택과 토지 공시가격 증가분이 12억원에 달했다. 그는 삼성전자 85만1100주, 대우건설 3585주, 포스코인터내셔널 2060주, 한진칼 1907주, 기아 1321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이외에 89억원 상당의 서울 장충동 단독주택 등을 소유 중이다. 이 지사가 보유한 주식 종목의 최근 주가 상승이 재산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전체 재산 2위에 오른 조성명 구청장은 46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는 약 19억원 감소했다. 그는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 경기 고양시 대화동 오피스텔과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공직유관단체장 가운데서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407억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전체 고위 공직자 중 3위다. 이 원장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 성동구 금호동 상가 등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지난 1월 공개된 수시 재산 변동 내역과 비교하면 LG디스플레이 2만2248주, 삼성전자 300주, 신한지주 400주, 칩스앤미디어 3673주 등 다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수 경기도의원(324억718만원), 강은

    3. 3

      반도체 투자한 공직자, 증시 호황에 자산 '쑥'

      올해 공직자 재산 변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식 자산 증가’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재산공개 대상자의 재산 증가 요인 중 73.6%가 주식 가격 상승과 예금 저축액 증가 등의 순자산 확대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에 따르면 재산 증가 상위자 대부분의 신고 내역에서 금융자산 확대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반도체 호황과 함께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국내외 기술주 상승이 공직자 자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삼성전자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2024년 말 삼성전자 주식 4만8500주를 25억원으로 신고했는데, 작년 말 이 중 1만2500주를 처분했음에도 보유액이 43억원에 달했다. 최원목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엔비디아 1100주, 김영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엔비디아 1200주, 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은 배우자와 장남 명의로 엔비디아 6472주를 보유하고 있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서울 강남 아파트 두 채 보유와 관련해 질타가 이어지자 취임 후 한 채를 처분하고 계약금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 ETF 투자에 따른 증가분이 반영되면서 예금액으로 348억8534만원을 신고했다. 직전 신고액보다 38억원 이상 늘어났다.주식 가치 하락으로 재산이 줄어든 사례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금융 자산 항목이 해외 주식 가격 변동과 주식 매매로 28억9503만원에서 25억8872만원으로 감소했다.김영리/최해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