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날 조사가 한화증권은 물론 한화그룹 관련주들의 주가를 더 끌어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비자금 의혹 리스크'는 지난주부터 주가에 선(先)반영된데다 아직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게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한화증권의 주가흐름에서 보듯 검찰의 압수수색이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이번 압수수색을 두고 검찰이 적법한 절차를 지키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증권 주가는 장초반 강보합세를 유지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1%대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박은준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최초 비자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룹이 증권계좌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일어 한화증권쪽에 시장의 눈이 쏠렸지만, 이제는 그룹 전체 계열사로 리스크가 분산된 상황"이라며 "비자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실이 없기 때문에 한화증권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질 이유가 없다"라고 진단했다.
또 전문가들은 비자금 의혹에 따른 검찰조사 이외에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기 전까지 한화그룹 관련주들의 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당분간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 "센티멘탈(투자심리) 측면에서 보면 주가에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한화증권이 타깃이 아닌 그룹 전반에 대한 검찰의 수사여서 이번 압수수색이 한화증권 등 관련주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속 수사관 7~8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여지껏 여의도 한화증권 본사에 진입, 곧바로 내부감사팀으로 가 비자금 마련에 쓰였다고 제보된 5개 증권계좌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