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여유롭지만, 장거리 운전, 집안일에 치여 몸이 지치니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거나 쭈구리고 앉아서 일하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허리통증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명절 후에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미리 조심하는 것이 좋다. - 운전대 잡는 아빠, 바지 뒷주머니는 꼭 비우세요. 귀향은 설레는 일이지만, 귀향길은 울렁거리는 길이다. 몇 시간씩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운전자는 같은 자세로 좁은 공간에 오래 앉아 있다보면, 근육이 긴장되어 전신근육통을 유발하는데 혈액이 족부로 침체되어 있어 통증은 더 심해지게 마련이다. 이런 때는 몸을 풀겠답시고 허리를 비틀거나, 굽히고 있던 허리의 역방향으로 허리를 펴거나 하는데, 이런 급작스러운 스트레칭보다는 순방향의 부드러운 자극부터 시작해 서서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운전 1시간~1시간 30분마다 휴게소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피로를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한편 남성들은 차에 오르기 전에 뒷주머니를 모두 비우는 것이 좋다. 뒷주머니에 지갑이나 핸드폰을 넣고 앉으면 요통이 심해지고 골반이 틀어질 수 있다.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안성범 원장은 "지갑의 두께는 보통 3cm내외로 이런 지갑을 넣고 앉으면 골반이 약 4도 이상 올라가게 된다. 골반이 올라가면 따라서 척추가 휘게 되어 요통도 심해지고, 신체의 한쪽만 뻐근하게 통증이 생기는 골반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운전을 할 때 허리통증을 덜고 싶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겨 무릎의 각도는 60˚ 정도로 유지하고 등과 엉덩이는 등받이에 기대어 10~15˚ 정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핸들과의 거리는 핸들 양쪽을 잡고 한 손을 다른 손 위에 올려놓았을 때 어깨가 등받이에서 떨어지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 - 전부치는 엄마, 거실바닥에 앉지 말고 식탁에 앉으세요. 명절에 가장 고생하는 것이 바로 주부들이 아닐까. 음식하랴, 손님맞이 하랴, 설거지 하랴 허리한번 펼 시간이 없을 정도다. 명절에는 대부분 주방바닥에 그대로 앉아 음식을 만드는데, 양반다리로 앉거나 아니면 한쪽 무릎을 세운 채 등을 구부린 자세다. 앉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2배가량 척추에 부하가 되고, 허리를 구부리고 계속 앉아 있으면 허리의 요추만곡(움푹 들어간 곡선)이 사라져 디스크에 압력과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에 요통이 생기게 된다. 또한 양반다리는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줄 수 있는데,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 골반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져 골반이 벌어지는 변형의 원인이 된다. 앉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요통은 주방바닥에서 식탁으로 옮겨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막을 수 있다. 특히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허리를 붙이면 체중이 분산되고 요추 만곡이 유지되어 척추에 무리가 훨씬 덜 간다. 전을 부치는 틈틈이 20~30분마다 한번씩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5분 정도 제자리 걸음을 걷거나 맨손체조를 해 디스크에 혈액순환을 돕고 허리근육의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 마련 외에도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거나 차례 상을 들여올 때는 꼭 앉은 자세에서 최대한 몸에 가까이 붙이고 무릎의 힘을 이용해 일어서야 허리디스크로 가는 압력을 줄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해외여행 가는 동생, 창가보다 통로 자리가 좋아요. 유난히 짧았던 작년 추석연휴가 섭섭한 듯, 올 추석은 징검다리 연휴로 각 기업체의 재량에 따라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9일까지 쉴 수 있는 가을휴가가 되었다. 해외여행을 계획중인 사람들도 많은데, 해외여행객이라면 장거리 비행시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비행척추피로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비행척추피로증후군은 좁고 답답한 비행기 좌석에서 오래시간동안 움직이지 못해 척추에 무리가 와서 생기는 척추피로현상이다. 무거운 짐들을 들고 이동하느라 긴장된 척추근육이 채 쉴 새도 없이 좁은 좌석에서 그대로 경직되어 요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앞으로 몸을 쭉 뺀 채 엉덩이를 의자에 반쯤 걸치고 자는 자세로 목과 허리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비행척추피로증후군을 예방하려면 1시간마다 통로를 걸으면서 스트레칭을 해주고, 혈액이 족부에만 침체되지 않도록 수시로 다리를 주물러준다. 발밑에 가방 같은 받침대를 이용해 무릎을 엉덩이보다 높게 하는 것도 허리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만약 7시간 이상 장기비행일 때는 잠이 들 때를 대비해서 U자 형의 목 쿠션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잠을 자다가 목이 옆으로 떨어지면 인대와 근육이 지나치게 늘어나 어깨 근육 통증이 심한데, 쿠션으로 목을 받히고 자면 그럴 염려를 덜 수 있다. 또 척추쪽에는 수건을 말아 괴어 놓으면 척추와 허리의 s곡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비행이 끝나고 짐을 들 때 조심스럽게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랜 앉은 자세로 경직된 허리로 무거운 짐을 요령 없이 들게 되면 요추의 수핵이 탈출되거나 찢어질 수도 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