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최근 이틀 장중 하락과 상승을 거듭하며 힘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 15일까지 투신권 순매도 기조가 9거래일째 이어지는 등 지수 상승에 따른 펀드 환매 등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015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1일 1022억원이 순유입된 이후 9일째 자금 이탈세가 계속되면서 2조52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이익 개선 전망 등을 감안하면 증시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수 상승에 따라 펀드 환매 등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늘어나겠지만 최근 30조원을 돌파하며 빠른 증가세를 나타낸 랩어카운트 잔고와 연기금 매수세 등을 고려하면 펀드환매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투자자의 아시아 증시 선호도 강화와 연기금 및 랩어카운트 매수세 등 긍정적인 수급구조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상승을 겨냥한 트레이딩(단기매매) 전략이 당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양해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넘어섰지만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9배 수준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기업이익 사이클은 하반기로 갈수록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낼 것"이라며 "한국시장의 높은 이익 모멘텀(상승요인)이 남은 기간 동안 반영될 개연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가 높아진 기업이익을 아직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다른 국가 증시와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하지 않아도 현 수준은 투자심리가 바닥권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고점을 경신했고, 투자심리가 다소 과열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추세는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상승과 함께 나타난 국제 금 가격 상승, 밸류에이션 부담,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지속 등의 변수는 시장의 우려보다 그 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5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개별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 소식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44% 상승한 1만572.7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35%, 나스닥 지수의 경우 0.5% 상승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변관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