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이 13일 제약업종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이 증권사가 제약업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한 것은 작년 7월 분석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이혜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내년은 제약업종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해 올 4분기부터 긍정적 투자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투자의견 상향 이유를 설명했다.

업종 전망이 밝은 것은 제약업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이를 5가지로 나눠 각각의 영문 약자를 따 'GREEN Zone'(그린존)으로 표현했다.

첫번째로 제네릭(Genericㆍ복제약) 사이클의 회복이다. 내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특허가 만료되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규모가 약 5000억원에 이르는데, 이에 따라 2000억원 가량의 제네릭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 제네릭 시장을 초기 선점하는 회사는 100억~200억원의 매출을 매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규제(Regulation) 리스크는 갈수록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약가 인하의 경우 지난 7월초 수정된 경제성평가안을 볼 때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에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또 10월부터 시행될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를 통한 약가 인하는 2012년 1월로 예정되어 있고, 약가재평가 제도 역시 폐지가 예상돼 약가인하의 수위가 내년에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작년 3분기 이후 약화되었더 어닝(Earnings) 모멘텀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상위 제약사들은 중소형 제약사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원외처방의 점유율이 기존 30%에서 39%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원ㆍ달러 환율(Exchange rate)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제약사들에 긍정적으로 꼽힌다. 국내 제약사들은 대체로 수입을 통한 원재료 매입 금액이 수출을 통한 매출보다 많아 환율 하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약(New drug)에 대한 기대감이다. 2008년 9월 일양약품의 '일라프라졸' 미국 임상이 중단된데 이어 2009년 4월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도 임상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지만, 향후 추가적인 신약 개발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동아제약의 위장관운동촉진치료제 'DA-9701'과 종근당의 당뇨병치로제 'CKD-501', LG생명과학의 당노병 치료제 'DPP IV 등이 임상 3상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LG생명과학의 서방형인성장호르몬 'Sr-hGH'가 미국 임상 3상을 하고 있고, 동아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는 이달 초 임상 3상을 개시했다. 동아제약의 슈퍼항생제 'DA-7218' 등도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고 했다.

업종 내 최우선주로는 대형주 중에선 동아제약이, 중소형주 중에서는 종근당이 제시됐다. 또 유한양행은 대형주 중 차선호주로 꼽혔다. 시장성 있는 제품 출시와 가치가 큰 신약 파이파라인이 있는 기업들이 주로 선정됐다.

그는 "분석 대상은 아니지만 한올바이오파마를 중장기적 연구ㆍ개발(R&D) 관심주로 추천한다"고 했다. 이 회사는 심혈관계 약물을 타깃으로 하는 기능성 복합제와 아토피 신약, 아미노산 치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베터 등 우수한 신약 파이프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