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진출 폭 확대 계기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가 적극 추진 중인 에너지,원자력,의료기기,우주 · 통신,전략정보기술 등 5개 분야 현대화 사업과 철도 도로 항만 등 수송 인프라 시설 투자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가 주요 화두가 됐다.
두 정상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정상 차원에서 경제 협력 의지를 다졌다. 두 정상은 극동시베리아의 에너지 · 자원 개발 및 러시아 경제 현대화를 위한 협력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함에 따라 한국 기업 진출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러시아는 올해 안으로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수십개의 광구를 국내외 컨소시엄에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들은 광구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극동시베리아는 확인된 원유매장량만도 80억배럴에 달한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2008년 정상회담때 합의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연결 필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TV인터뷰에서 "아마 북한도 이해 관계가 맞기 때문에 얼마 있지 않아 (철도 건설에 대해) 동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세습에 냉소적 태도
이 대통령은 TV인터뷰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던졌다. 김정일 3남 김정은에 대해 '카운터 파트'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3대 세습에 대해 "북한 내의 사정이기 때문에 뭐라고 언급할 수 없고 잘 알지 못한다"고 한 후 "차세대 지명자가 됐다고 해서 카운터파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하고 만나게 될 때 옆에 같이 앉으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으니까….그게 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후계자로 인정할지 말지는 북한 내부 사정이니까 관여하지 않겠지만 김 위원장이 생존해 있는 한 정식 카운터파트로서 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개성공단에 대해선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북한이 여건을 조성한다면 제2의 개성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야로슬라블(러시아)=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