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 베트남 경제] '애물단지' 베트남 펀드…오를 땐 폐쇄형이라 못 팔고, 환매제한 풀리자 수익률 반토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워치
올 들어서도 수익률 10% 빠져
올 들어서도 수익률 10% 빠져
2006년 6월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놨다.
당시 베트남 증시는 보잘것없었다. 상장사는 30여개에 불과했고 시가총액도 5000여억원밖에 안 됐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8%대로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고,정부도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서두르면서 증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었다. 투자의 블루오션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실제 베트남 증시의 비나지수는 2005년 한 해 동안 28.4% 올라 그해 말 300포인트를 넘어서더니 2006년 4월에는 600포인트를 돌파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판매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2' 펀드는 3년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였지만 순식간에 3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끌어들였다. 이후 2007년까지 10여개의 베트남 펀드가 쏟아져 나왔고 여기에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 베트남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금 베트남 펀드 가입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특히 초창기부터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이 반토막이 났다. 10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6~2007년 주로 설정된 베트남 펀드는 지난 8일 현재 대부분 두 자릿수 손실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규모가 큰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1'(설정액 3696억원)은 -43.7%로 절반 가까운 손실률을 나타냈다. 비나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었던 2007년 6월 설정된 'KB베트남포커스증권투자신탁C'는 누적손실률이 50.37%나 됐다. 그나마 베트남과 함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분산 투자하는 'NH-CA베트남아세안플러스증권투자신탁'과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WW베트남부동산개발특별자산1'만이 간신히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플러스다.
비나지수는 2007년 3월 1170포인트까지 올라 투자자들을 흥분시켰지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 3월에는 240포인트까지 폭락했다. 비나지수는 지금도 460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2006년 6월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초기 베트남펀드 투자자들은 '3년간 환매금지' 약정 때문에 주가가 폭락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매가 가능해졌지만 손실이 너무 커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환매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문제는 올 들어 베트남 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대부분의 베트남 펀드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10%대의 손실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펀드가 0.71%의 손실에 그쳤고,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펀드는 1.57%의 수익을 낸 것과는 큰 차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현재 베트남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로 역사적 평균인 12~13배에 비해 낮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당시 베트남 증시는 보잘것없었다. 상장사는 30여개에 불과했고 시가총액도 5000여억원밖에 안 됐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8%대로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고,정부도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서두르면서 증시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었다. 투자의 블루오션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실제 베트남 증시의 비나지수는 2005년 한 해 동안 28.4% 올라 그해 말 300포인트를 넘어서더니 2006년 4월에는 600포인트를 돌파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판매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2' 펀드는 3년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였지만 순식간에 3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끌어들였다. 이후 2007년까지 10여개의 베트남 펀드가 쏟아져 나왔고 여기에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 베트남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금 베트남 펀드 가입자들의 투자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특히 초창기부터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이 반토막이 났다. 10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6~2007년 주로 설정된 베트남 펀드는 지난 8일 현재 대부분 두 자릿수 손실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규모가 큰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1'(설정액 3696억원)은 -43.7%로 절반 가까운 손실률을 나타냈다. 비나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었던 2007년 6월 설정된 'KB베트남포커스증권투자신탁C'는 누적손실률이 50.37%나 됐다. 그나마 베트남과 함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분산 투자하는 'NH-CA베트남아세안플러스증권투자신탁'과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WW베트남부동산개발특별자산1'만이 간신히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플러스다.
비나지수는 2007년 3월 1170포인트까지 올라 투자자들을 흥분시켰지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 3월에는 240포인트까지 폭락했다. 비나지수는 지금도 460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2006년 6월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초기 베트남펀드 투자자들은 '3년간 환매금지' 약정 때문에 주가가 폭락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매가 가능해졌지만 손실이 너무 커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환매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문제는 올 들어 베트남 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대부분의 베트남 펀드는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10%대의 손실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펀드가 0.71%의 손실에 그쳤고,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펀드는 1.57%의 수익을 낸 것과는 큰 차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현재 베트남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로 역사적 평균인 12~13배에 비해 낮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