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이틀째 상승했다.유럽 은행에서 터져나온 부실채권 은폐 의혹 악재를 상당 부분 털고 일어서는 분위기다.

9일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8.23포인트(0.27%) 오른 10415.24에 거래를 마감했다.나스닥지수는 7.33포인트(0.33%) 오른 2236.20으로 장을 마쳤다.S&P500 지수도 5.31포인트(0.48%) 상승한 1104.18을 기록했다.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소식과 무역수지 적자 개선 통계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이날 증시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전주에 비해 2만7000명 감소했다는 소식에 개장 초부터 상승했다.

실업수당 신청자는 45만1000명으로,최근 두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투자자들은 당초 신규 실업 수당 신청자 수가 2000명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에 비해 감소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 주목했다.본격적인 고용회복으로 볼 수는 없지만,고용 사정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 것이다.

7월 무역수지 적자가 428억달러로 전월 대비 14% 감소한 것도 호재가 됐다.수출이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인 1533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1.8% 증가한 반면 수입은 2.1% 감소했다.

하지만 장중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장 초반 강했던 상승 기세는 한풀 꺾였다.도이체방크 등 유럽은행이 부실채권 은폐 외에 또 다른 부실을 안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이날 114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키로 했다.

피터 부크바 밀러 타박 주식투자 전략 담당은 “도이체방크 말고도 재원 마련을 해야하는 은행들은 더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시장에 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S&P500지수가 1100을 넘어선 것에 대한 시장의 부담도 관망세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S&P500은 7월 초 1025에서 1130정도였다.부크바는 “이같은 박스권에서 주가가 움직이는 한 기술적 조정 가능성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종목별로 보면,일부 금융사들이 배당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된 데다 내년도에 주식을 되살 수 있을 것이란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힘입어 은행 및 금융주들이 소폭 상승했다.2.5% 오른 JP모건이 대표적이다.

반면 맥도날드는 8월 매출이 예상보다 적게 나온 탓에 2.24% 떨어졌다.또 나스닥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규제 완화 소식으로 어도비가 12% 폭등했다.반면 애플은 보합세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유럽 주요 증권시장도 미국발 훈푸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전일 대비 1.19 % 오른 5494.16으로 거래를 마쳤다.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도 1.22% 오른 3722.15로 장을 마감했다.독일 DAX 30지수 0.93% 올랐다.

은행주와 서비스 종목 등이 주로 상승했다.특히 영국 3위 은행인 바클레이즈가 5%,로이드 뱅킹 그룹이 3.3% 올라 눈길을 끌었다.또 세계 최대 규모의 전력망 건설회사인 ABB 주가도 1.6% 상승했다.이탈리아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가 1.9% 올랐고,푸조와 르노자동차의 주가 역시 각각 4.6%,3.2% 뛰었다.

한편 원유는 이틀째 하락했다.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12월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0.42달러(0.56%) 떨어진 74.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금 12월 선물도 온스당 6.6달러(0.52%) 하락한 1250.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