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내 증시에는 두 개의 ‘빅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와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이 바로 그것이다.코스피지수가 두 이벤트를 무사히 치르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8일 코스피지수는 8.52포인트(0.48%) 하락한 1779.22에 마감,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유럽은행 중 일부가 지난 7월 스트레스테스트 당시 보유하고 있던 부실자산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여파가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다행히 밤사이 글로벌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미국 다우지수는 0.45% 상승했고,나스닥지수도 0.90% 뛰었다.프랑스(0.92%) 독일(0.76%) 영국(0.41%) 등 유럽 주요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다.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유럽발 악재의 영향력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위해선 두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우선 금통위가 오늘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그리고 국내 경기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린다.글로벌 경기 둔화를 감안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과 국내 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무게 중심은 ‘인상’ 쪽으로 조금 기운듯한 모습이다.통상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한다.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고,주식과 대체재 관계에 있는 은행예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주식 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걱정하고 있는 점이 경기회복세 둔화인데,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경기가 순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기도 하고,하락의 주범 역할을 하기도 한다.당초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만기일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6월 동시만기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차익거래(선물매도+현물 프로그램매수)를 활발하게 했기 때문에 9월만기일에 청산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했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만기일에 쏟아질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코스피 지수의 급락을 유발할 정도까진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파생상품 분야 한경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8일까지 매수차익잔고의 상당 부분을 롤오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장 후반에 프로그램 매도 물량으로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따라서 금통위와 선물옵션 동시 만기로 주가가 출렁일 경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주가가 조금 조정을 받아도 재차 반등하는 저력을 보여왔다”며 “대형 이벤트로 인한 주가의 변동성 확대는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 연구위원은 따라서 금리인상시 수혜가 예상되는 △보험주 △원화강세 수혜주 △원자재 관련주 등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내수 성장에 따른 장기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주를 향후 유망 업종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장기 유망종목으로 대한항공을 새롭게 편입했다.중국 노선의 수송량 급증세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반면 KT 신성홀딩스 등은 유망 종목에서 제외시켰다.

삼성증권은 단기 유망 종목으로 자동차 부품업체인 세종공업을 신규 편입했다.중국 미국 등 해외공장으로의 반조립 제품(CKD) 매출 증가로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