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영화계 동료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유 장관은 1951년생으로 1971년 연극 `오델로'로 연기인생을 시작했고, 1950년생인 최 의원은 1970년 연극 `콜렉터'로 공식 데뷔했다.

최 의원이 7.28 재보선 당선 직후 지난 2년 반 이명박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을 이끌어온 유 장관을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두 사람의 첫 공개 질의.응답에 관심이 쏠렸다.

연극 데뷔 1년 선배인 최 의원은 유 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였고, 유 장관도 물러서지 않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최 의원은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 압력 의혹을 받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진퇴문제로 포문을 열었다.

"다른 사람은 꼬투리를 잡아 자르면서 조 위원장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못하냐"고 따진 것.
이에 유 장관은 "(기존의 거취 결정은) 그렇게 쉽게 끝난 게 아니고 10개월 정도 의견도 조율하고 복잡한 과정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또 "장관은 막말도 많이 했다.

연세도 한참 높은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에게 막말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고, 유 장관은 "대질할까요.

만들어진 얘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두 사람은 문화예술 정책을 놓고도 충돌했다.

최 의원은 유 장관의 재산 내역을 거론하며 "어려운 문화예술인의 처지를 대변할지 의문을 표했는데, 문화예술 정책을 보면서 기우가 아니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문화예술계를 위해 한 일이 뭐냐"고 따졌다.

그러자 유 장관은 "서류로 답해도 되겠느냐. 설명을 드리면 일이 너무 많을 것 같다"고 말한 뒤 같은 질문이 이어지자 "예술가에게 창작할 자유를 주고, 국민의 문화 향수 기회가 확대돼 균형된 문화적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게 이 정부의 문화정책"이라고 답했다.

오후 질의시간에도 두 사람의 격돌은 이어져 최 의원은 2008년 3월 유 장관의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의 자진 사퇴' 발언을 소개하면서 "그 얘기로 잘린 사람이 19명"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최 의원은 "장관이 좋아하는 좌파.우파 논리", "무자비하지 않느냐", "색깔론으로 상처을 입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유 장관은 "자꾸 말하면 저도 쓸데없는 얘기를 하게 되므로 더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자꾸 `쫓아냈다'고 하는데 사람을 쫓아낸 적이 없고 일에 대한 문제가 있어 해임한 것이다.

일의 문제지 색깔의 문제가 아니다"며 맞받았다.

나아가 유 장관은 "저를 잘 아시지 않느냐. 진심으로 의원님이 하는 일을 돕자고 뛰어든 일이 많은 데 잘 모르냐"고 물었으나, 최 의원은 "자세히 몰라요"라고 답해 싸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