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운반선의 시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발틱해운거래소 건화물 해상운임지수(BDI)가 한 달 반 사이에 70% 가까이 급등했다. 곡물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물동량이 활발한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7일 코리아PDS에 따르면 BDI(Baltic Dry Index)는 지난 3일 2876을 기록,한 달 전(1964)에 비해 46.4% 올랐다. 최근 저점인 7월15일 1700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반 만에 69.1% 상승했다. BDI는 지난 5월26일 연중 최고치(4209)를 기록했으나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7월 중순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모든 종류의 벌크선 운임지수가 상승세다. 철광석을 주로 운송하는 케이프사이즈 운임지수(BCI)는 지난 3일 3937로 한 달 전(1892)보다 108% 급등했다. 중형급 선박인 파나막스(BPI)도 지난달 12일 저점(1941)에서 60.7% 뛰어올랐다.

해상운임지수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다가오는 계절적 성수기 때문이다. 가을 산업 성수기와 수확철을 맞아 벌크선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원자재 수송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강유진 코리아PDS 연구원은 "비수기를 맞아 급감했던 해상운임지수가 원래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철광석 물동량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철광석 항구 재고는 해상운임지수가 급락한 5월 말 6992만t에서 7월에는 7865만t까지 올라갔다가 지난 3일 7321만t까지 줄어든 상태다. 지난 7월 미국의 밀 수출량(9300만부셸)도 전달(6000만부셸)보다 55%가량 늘었다.

현민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해상운임지수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성수기 전에 미리 운송 수단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가수요가 발생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운임지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절적 성수기를 타면서 운임지수는 통상 업계에서 보는 적정 수준인 3000~3500 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