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휴대폰용 게임을 개발해 외화벌이에 나섰다. 특히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거느린 계열사와 손잡고 해외 판매에 나서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 조선과학기술총연맹이 2007년 서구 영화인 '빅 레보스키'와 '맨 인 블랙'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용 볼링게임 '빅 레보스키'와 전투게임 '맨 인 블랙'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두 게임의 소프트웨어는 머독의 뉴스코프가 인수한 오좀이 출시했다. 오좀은 뉴스코프에 인수된 뒤 폭스모바일이라는 업체로 개편됐다. 게임의 해외 판매는 조선과학기술총연맹과의 해외 합작사인 노소텍이 맡고 있다. 판매 수익은 홍콩과 중국 회사를 거쳐 북한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 같은 외화벌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제임스 루이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연구원은 "북한 정부에 돈이 유입되는 거래는 모두 미국의 (대북 제재) 정책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이 모바일 기기와 프로그램 개발로 해킹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정보기술(IT) 자문회사인 GPI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 "북한이 중국 등 해외 기업과 연계해 게임을 개발,출시하면서 외화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줄리안느 월서 폭스모바일 대변인은 "북한 업체들이 오좀과 어떻게 게임 개발에 협력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오좀 계열사를 운영하다가 2007년 북한과 함께 노소텍을 설립한 볼커 엘로서 대표는 "게임 프로그램과 사이버 첩보활동은 무관하며 어떤 해악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에서 대학 졸업자 기술 교육이 크게 개선됐다"며 "북한에는 수백 또는 수천 명의 직원을 둔 소프트웨어 업체가 다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