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銀 스트레스 테스트 때 부실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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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공개자료에 의혹 제기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 伊ㆍ스페인 국채 97억弗 은폐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 자회사 보유 남유럽 국채 미공개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 伊ㆍ스페인 국채 97억弗 은폐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 자회사 보유 남유럽 국채 미공개
유럽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무건전성 측정(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일부 은행들이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가 발행한 채권 보유 규모를 축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들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부 은행들은 특정 국가가 발행한 국채를 보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보유 중인 국채 규모를 줄여 발표했다고 6일 보도했다. 유럽 금융감독기관이 제시한 원칙대로라면 지난 3월 말 현재 보유 중인 모든 국채를 보고해야 했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들이 선물 매도한 채권 보유 규모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바클레이즈와 크레디아그리콜 등 일부 은행이 보고한 국채 보유 규모가 국제 자료 및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자료와 크게 차이 난다"고 지적했다. 알라스테어 라이언 UBS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투자자들이 테스트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알리려는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부실 논란이 제기된 데는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가 은행들로 하여금 EU 각국별 국가 채권 보유를 총규모,순규모로 보고토록 했는데도 총규모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바클레이즈는 매매를 목적으로 한 채권 보유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보유 규모를 47억파운드(72억달러)와 16억파운드(25억달러)씩 줄였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영국금융감독청(FSA)을 통해 받은 CEBS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하게 따랐다고 해명했다. 다른 유럽 은행들도 거래용 자산은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가 지난달 말 발표한 대차대조표에는 스트레스 테스트 때 보고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남유럽 국가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는 전했다.
다른 은행들은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남유럽 국가 채권을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은 보험 사업부문에서 보유 중인 채권을 제대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크레디아그리콜 역시 CEBS의 기준을 따랐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들은 다양한 국가 채권을 선물 매도했다는 이유에서 채권 보유 규모를 낮춰 보고한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1억유로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이 2500만유로를 선물 매도했다면 7500만유로어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는 것이다. CEBS는 은행들이 그런 방식으로 보유 국채 규모를 산정했다고 밝힌 바가 없다.
제이큐 카를로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통해서도 일부 국가 은행들은 특정 국가의 채권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CEBS는 유럽 은행 시스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20개국 91개 유럽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 결과 7개 은행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스트레스 테스트
stress test.어떤 대상에 가상으로 충격을 주고 나타나는 반응을 살펴보는 행위를 통칭한다. 경제 · 금융 분야에서는 성장률 등 각종 경제변수가 바뀔 때 금융시스템이 받게 되는 잠재적 손실을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도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들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부 은행들은 특정 국가가 발행한 국채를 보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보유 중인 국채 규모를 줄여 발표했다고 6일 보도했다. 유럽 금융감독기관이 제시한 원칙대로라면 지난 3월 말 현재 보유 중인 모든 국채를 보고해야 했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들이 선물 매도한 채권 보유 규모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바클레이즈와 크레디아그리콜 등 일부 은행이 보고한 국채 보유 규모가 국제 자료 및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자료와 크게 차이 난다"고 지적했다. 알라스테어 라이언 UBS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투자자들이 테스트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알리려는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부실 논란이 제기된 데는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가 은행들로 하여금 EU 각국별 국가 채권 보유를 총규모,순규모로 보고토록 했는데도 총규모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바클레이즈는 매매를 목적으로 한 채권 보유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보유 규모를 47억파운드(72억달러)와 16억파운드(25억달러)씩 줄였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영국금융감독청(FSA)을 통해 받은 CEBS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하게 따랐다고 해명했다. 다른 유럽 은행들도 거래용 자산은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가 지난달 말 발표한 대차대조표에는 스트레스 테스트 때 보고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남유럽 국가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는 전했다.
다른 은행들은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남유럽 국가 채권을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은 보험 사업부문에서 보유 중인 채권을 제대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크레디아그리콜 역시 CEBS의 기준을 따랐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들은 다양한 국가 채권을 선물 매도했다는 이유에서 채권 보유 규모를 낮춰 보고한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1억유로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이 2500만유로를 선물 매도했다면 7500만유로어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는 것이다. CEBS는 은행들이 그런 방식으로 보유 국채 규모를 산정했다고 밝힌 바가 없다.
제이큐 카를로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통해서도 일부 국가 은행들은 특정 국가의 채권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CEBS는 유럽 은행 시스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20개국 91개 유럽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 결과 7개 은행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 스트레스 테스트
stress test.어떤 대상에 가상으로 충격을 주고 나타나는 반응을 살펴보는 행위를 통칭한다. 경제 · 금융 분야에서는 성장률 등 각종 경제변수가 바뀔 때 금융시스템이 받게 되는 잠재적 손실을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도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