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주식에 비해 접근하기 힘들고 생소한 투자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채권은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어서 거액 자산가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크고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주식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채권만한 것이 없다.

채권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채권시장의 특성을 알 필요가 있다. 한국거래소를 통해 장내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달리 채권은 대부분 장외매매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삼성전자 주식은 가까운 증권사 지점에서 계좌를 트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언제라도 거래할 수 있지만 채권을 사기 위해서는 원하는 상품을 어느 증권사에서 팔고 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종류가 다른데다 잔존만기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채권의 특성상 비슷한 상품이라도 수익률 비교 등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주식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각 증권사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판매 중인 채권상품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금융투자협회의 '채권몰'(www.bondmall.or.kr)은 이러한 정보들을 한꺼번에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개별 증권사 홈페이지를 일일이 돌아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됐다.

채권의 장점은 만기에 확정금리로 수익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채권에는 만기가 정해져 있으며 채권을 매수한 후 만기까지 보유했을 경우 정해진 수익률만큼의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만기가 되기 전에 판매 증권사에 되팔거나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장내매매 시스템을 통해 중도 환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채권에는 국공채 · 지방채 · 은행채 · 회사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정부에서 지급보증을 하는 국공채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적이고,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대부분 금리가 높은 반면 부도 · 파산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받지 못할 신용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채권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발행주체의 신용도를 체크하는 일이다. 이는 신용평가사에서 제시하는 신용등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채권의 신용등급은 'AAA'부터 'BB' 등급까지 있는데 통상 'AAA'에서 'A'급까지가 신용도가 우량한 투자적격 채권이다. 'BBB'도 투자적격 등급이긴 하지만 'A'급에 비해서는 신용위험이 높다. 'BB~B'등급은 원리금 지급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투기등급이어서 되도록이면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

채권을 처음 거래하는 투자자라면 'A'급 이상의 우량채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험이 쌓여 어느 정도 기업들의 신용위험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BBB+' 등급 채권도 투자대상으로 고려할 만하다.

노평식 동양종금증권 FICC트레이딩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