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콩 인삼 녹차를 3대 핵심 원료로 정하고,앞으로 이들 재료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화장품을 대거 내놓기로 했다. 또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와 대중 브랜드인 마몽드를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육성,현재 12% 수준인 해외 매출비중을 2015년까지 29% 안팎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사진)은 2일 경기도 용인에 설립한 제2연구동 '미지움' 준공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연구 · 개발(R&D) 능력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해 중장기 비전인 '2015년 매출 5조원,글로벌 톱 10 진입'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지움은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지혜(智)의 장(um)'이란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중장기 R&D 비중 2배 확대

이날 문을 연 미지움(연면적 2만6000㎡)에는 서 사장의 R&D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 사장은 "다른 부서 연구원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안 풀리던 숙제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하고,농담을 건네는 도중에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곤 하지 않느냐"며 "아이디어는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생각에 미지움을 '세렌디피티'(우연한 발견) 컨셉트에 맞게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건축업계 거장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이 연구소는 사무실의 '벽'을 없애고,연구원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

이 곳에서 연구하게 될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콩 인삼 녹차 등을 이용한 화장품 개발과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피부 노화의 비밀을 푸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강학희 기술연구원장은 "몸에 좋은 다양한 효능을 지닌 콩 인삼 녹차 등의 재료에서 추출한 물질을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과제를 풀기 위해 현재 20% 수준인 '3년 이상 중장기 R&D 프로젝트 비중'을 연내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현재 330명 안팎인 연구원 수도 2015년까지 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설화수 · 마몽드를 챔피언 브랜드로

서 사장은 '2015년 글로벌 톱 10' 목표 달성을 위한 '선봉장'으로 설화수와 마몽드를 꼽았다. 설화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드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고,마몽드는 아시아권 중산층 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에 입점한 60여개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별도 부티크 매장으로 들어간 업체는 설화수와 샤넬 두개뿐"이라며 "설화수를 니먼마커스 노드스트롬 등 다른 미국 백화점에 들여놓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도 진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몽드에 대해선 "중국에 더 많은 매장을 내는 동시에 아시아 주요 도시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몽드는 현재 중국 300여개 백화점 및 2000여개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서 대표는 "2015년까지 '화장하는 아시아 여성' 12억5000만명 가운데 약 3%인 3000만명 정도를 고객으로 확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소폭 적자였던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며 "설화수와 마몽드를 앞세워 현재 12% 안팎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15년까지 29%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