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병이 작아지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까지 한국에서만 팔리는 500㎖ 제품을 잇따라 출시한 데 이어 블렌디드 위스키는 330㎖짜리도 등장했다. 지난해 시작된 위스키 불황 속에 용량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은 1일 병 용량을 500㎖로 줄인 '1700 프레지던트'제품을 내놓았다. 맥캘란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다른 나라에서와 같이 700㎖ 제품만 내놓았으며,500㎖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0㎖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8만4000원으로 기존 700㎖ 제품(12년산 · 9만9000원)에 비해 15% 저렴하다.

다양한 술을 세계 200여국에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주류사 입장에서 한국시장만을 위해 500㎖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다. 맥캘란 관계자는 "위스키 500㎖ 병 제품은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팔리는 제품이지만 국내에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셀러"라며 "새 패키지를 만드는 부담은 있지만 한국시장 공략에 유리하기 때문에 출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싱글몰트 위스키인 '글렌피딕'도 지난달 기존 15년산과 18년산 제품의 용량을 500㎖로 줄인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주류사인 수석밀레니엄은 블렌디드 위스키 '골든블루'(12년산) 330㎖ 제품을 지난달 내놓았다.

위스키는 세계적으로 700㎖ 또는 750㎖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500㎖ 제품이 전체 시장의 81%(작년 기준)에 달한다. 1994년 위스키 '임페리얼'이 세계 최초로 500㎖를 내놓은 뒤 소비자들이 부담이 적은 500㎖ 제품을 선호한 데 따른 것이다. 조니워커 발렌타인 등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도 국내에선 500㎖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형 마케팅은 이제 다른 나라로도 수출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