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피해는 `루사', 인명은 `사라'가 최악
곤파스는 피해 컸던 `올가', `프라피룬'과 진로 유사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한 제7호 태풍 `곤파스'가 1일 북상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전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태풍이 강한 비바람으로 큰 피해를 준 1999년 태풍 `올가'와 2000년 `프라피룬'처럼 서해를 거쳐 상륙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예상된다.

따라서 한반도를 할퀴고 간 역대 주요 태풍의 사례를 참고해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록적인 태풍 피해 사례 = 1975년 이후 가장 큰 재산 피해를 낸 태풍은 2002년 `루사'(8.30∼9.1)이다.

루사는 1904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가장 많은 하루 강우량(강릉 870.5㎜)을 기록하면서 5조2천622억여만원 상당의 피해를 남겼다.

루사 발생 다음해인 2003년에 발생한 태풍 `매미'(9.12∼13)도 4조2천225억여만원의 피해를 안겼고, `올가'(1999.7.23∼8.4) 1조1천78억여만원, `셀마'(1987.7.15∼16) 6천174억여만원 등도 치명적인 피해를 냈다.

1995년 `제니스'(5천560억원), 1991년 `글래디스'(3천204억원), 1998년 `야니'(2천784억원), 2000년 `프라피룬'(2천556억원), 1984년 `쥰'(2천537억원), 1986년 `베라'(2천521억원) 등도 재산 피해가 컸다.

인명피해를 기준으로는 1959년 9월 중순 한반도를 강타한 `사라'가 최악의 사례로 꼽힌다.

사라의 영향으로 나흘간 849명이 숨지고 2천533명이 실종됐으며 37만345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987년 `셀마'(345명)와 2002년 `루사'(246명), 1984년 `쥰'(189명), 1981년 `아그네스'(139명), 1979년 `쥬디'(136명), 2003년 `매미'(131명), 1991년 `글래디스'(103명) 등도 100명 이상의 사망ㆍ실종자를 냈다.

최근 피해가 컸던 태풍은 2005년 9월 초 경북과 울릉도를 강타한 `나비'로 6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1천385억원의 재산피해가 생겼다.

◇태풍 곤파스의 위력과 진로 = 현재 곤파스는 중심기압이 960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40m, 강풍 반경 300km로 북상하고 있다.

강도로는 약ㆍ중ㆍ강ㆍ매우강 가운데 `강'(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3~44m)이며, 크기로 따지면 소ㆍ중ㆍ대ㆍ초대형 가운데 `중형급'(강풍반경 300~500km)에 속한다.

현재 제주도 남남서쪽 해상에서 북상하는 곤파스는 이날 밤 12시 목포 서남서쪽 약 23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하고서 2일 정오~오후 3시 황해도 옹진반도 부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서해를 따라 이동하다가 방향을 바꿔 한반도 중부를 관통하고서 3일 새벽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곤파스가 진로상으로 1999년 8월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안겼던 태풍 `올가', 2000년 8월의 `프라피룬' 등과 유사한 진로를 보여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이동 방향의 오른쪽 지역에 큰 피해를 준다"며 "곤파스가 서해를 따라 올라오면서 인구가 많은 수도권 등 중부지방이 태풍의 오른쪽에 놓일 가능성이 큰 만큼 손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해 줄이는 대비법은 =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상습침수 지역 등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도 매시간 기상 상황을 참고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다음은 소방방재청이 소개하는 태풍 대비법.

▲침수나 산사태 위험지역에 사는 주민은 대피장소와 비상 연락방법을 알아둔다.

▲하수구나 집 주변 배수구를 점검한다.

▲응급약품ㆍ손전등ㆍ식수ㆍ비상식량 등 생필품을 미리 준비한다.

▲전신주ㆍ가로등ㆍ신호등은 가까이 가거나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하천 근처에 주차된 자동차는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약한 지붕과 간판은 단단히 고정한다.

▲천둥ㆍ번개가 치면 건물 안이나 낮은 곳으로 피하고 바람에 날아갈 물건이 집 주변에 있다면 미리 제거한다.

▲아파트 등 고층건물 옥상, 지하실 및 하수도 맨홀 등에 접근하지 않는다.

▲농촌에서는 지붕이 날아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고 가벼운 물건은 묶어둔다.

집 주위나 경작지의 용ㆍ배수로와 농업시설물은 점검한다.

▲산간 계곡의 야영객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비탈면 근처에는 접근하지 말고 농기계나 가축은 안전한 장소로 옮겨놓는다.

▲해변이 저지대 주민은 대피해야 하며 해안도로 운전은 금물이다.

▲어업활동은 자제하고 선박은 고무타이어를 충분히 부착해 단단히 묶어둔다.

어망ㆍ어구 등은 미리 걷어 철거하고 어로시설은 고정해 놓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