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국내 최초로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 PC(소형 터치스크린 PC) '아이덴티티 탭'을 다음 달 10일께부터 판매한다. 애플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를 '투 톱'으로 내세워 국내 태블릿 PC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가칭)'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태블릿 PC를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KT는 30일 광화문 사옥에서 전자기기 전문기업 엔스퍼트와 함께 개발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아이덴티티 탭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2.1 버전을 탑재했으며,곧 2.2 버전(프로요)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정전식 7인치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장착했고,1기가헤르츠(㎓) 프로세서를 채용했다. 내장 메모리 용량은 8기가바이트(GB)다.

지상파 DMB를 볼 수 있으며 3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다. 다양한 동영상을 파일 변환 없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본으로 탑재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전자책(e북),인터넷 검색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다양한 문서 파일을 보고 쓸 수도 있다.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본으로 담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KT는 우선 자사의 앱 장터인 '쇼 앱스토어'의 콘텐츠를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이후 동영상,전자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성철 KT 상무는 "쇼 앱스토어를 10월에 개편해 안드로이드폰으로 구입한 콘텐츠를 아이덴티티 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단말기에서 동시에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덴티티 탭은 KT의 인터넷TV(IPTV)인 '쿡TV'의 리모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KT는 와이브로(초고속 무선 인터넷) 신호를 와이파이(무선랜)로 바꿔 주는 휴대형 공유기인 '에그'와 묶어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2년 약정으로 와이브로 무제한 50G 요금제(월 2만7000원)에 가입하면 아이덴티티 탭을 공짜로 준다.

소비자들은 에그를 활용해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창석 엔스퍼트 대표는 "PC 노트북 전자책 스마트폰 게임기 등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제품"이라며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특화했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