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첫날 묵었던 지린성 지린시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창춘시로 이동,5성급 호텔인 난후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김 위원장은 본인의 모습을 노출시켰던 지난 5월 방중 때와는 달리 철저한 보안 속에 움직여 수행원들의 모습도 쉽게 목격되지 않고 있다. 창춘시에서는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인 27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1급 지도자 경호령'이 발동돼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 특히 공항에 무장경찰이 깔리면서 중국 지도부가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창춘에 도착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김 위원장을 태운 의전 차량 30여대가 지린의 숙소인 우쑹호텔을 떠난 것은 오전 9시쯤.지린 서역 주변의 무장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쳐 특별열차를 타고 이동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춘으로 이동했다. 의전 차량은 리무진을 포함한 승용차 20여대와 미니버스 5~6대 등으로 구성됐고 앞뒤에서 중국 경찰 차량 10여대가 경호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10시30분쯤 숙소인 난후호텔에 도착한 뒤 점심식사 시간에도 밖으로 나오지 않고 호텔에 머물렀다.

◆…김 위원장은 방문지에서 유쾌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방문한 베이산공원에선 한 사당 앞에서 큰절을 올리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석 달 전과 달리 철저히 잠행하는 것은 건강상의 문제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5월 방중 때 머리가 빠지고 힘이 없어 보이는 등 약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며 "최근엔 건강이 더 악화된 것으로 알려져 가급적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묵은 우쑹호텔에서 오후 10시께 검은색 차량 10여대가 한꺼번에 나왔다가 50여분 만에 돌아와 이 차량에 누가 왜 탔는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올 5월 다롄을 방문했을 때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외출했던 것처럼 바람을 쐬기 위해 잠시 나왔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중국의 주요 인사가 영접 겸 접견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린과 창춘시 주변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전날 저녁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묵고 있는 난후호텔에 오후 7시께(한국시간) 대형 버스 4대가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관계자는 "버스 안에 가무단이 타고 있다"고 말해 북 · 중 간의 회담이 저녁 만찬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김 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만찬을 가졌을 때도 가무단의 공연이 곁들여졌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