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 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 논쟁이 붙었다.

노강석 기은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토론에서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원자재 가격 상승 폭에 비해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인상 폭이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의 원자재 구매가격은 지난 4월 118.8로 18.8% 오른 반면 납품단가는 이 기간 중 1.7% 오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노 소장은 "납품단가 인상률이 원자재 가격 상승률에 못 미치면서 중소기업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고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조차 충당할 수 없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대로 가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이에 대해 "객관적 사실관계에 기반하지 않은 채 상생 · 협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황 본부장은 "조사 대상 중소기업 중 종업원 20인 미만이 97개,20~49인이 57개로 50인 미만 기업이 74%"라며 "이들이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라기보다는 중소기업 간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그는 "조사대상 기업의 업종도 주물 아스콘 등 경기가 나쁘고 납품가격 갈등이 심했던 업종이 대부분이어서 중소기업 생산제품으로서의 대표성이 약하다"며 "건설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소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무리하게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며 "시계열로 분석해 보면 납품단가가 원자재 가격만큼 오르지 않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