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IT(정보기술)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금융 대장'인 삼성생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때 1주당 10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며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이 회사 지분 약 7%를 보유 중인 삼성생명의 자산가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IT업황 우려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7월말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가그래프는 모두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두 상장사의 주가그래프는 지난 6월말 삼성전자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때부터 같이 움직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상장하기 전부터 투자했던 기관들의 매도물량이 집중된 6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최근 5개월 동안 거의 동일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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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길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로 인한 평가손익이 발생하면 삼성생명 기타포괄손익에 바로 반영된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식이 10% 가량 하락할 경우 삼성생명 장부 가치가 약 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삼성생명 주가를 볼 때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간 주가 연계성이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실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갈수록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가 연계성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쉽게 팔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이 것이 삼성생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주춤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성은 꾸준히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배당수익과 계열사 지분평가이익 등도 안정적이어서 장기적으로 삼성생명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