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증시는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미국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유럽과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뚜렷한 모멘텀(상승요인)을 찾기 힘든 것도 상승이 어려운 이유다.

미국에서는 오는 27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이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1.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발표된 예비치 2.4%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유럽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유럽 국가 신용등급 전망보고서에서 "각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 증시도 전날 약세를 보였다.원자재 가격의 약세와 부동산 가격의 하락 전망에 따른 것이었다. 이같은 하락요인은 단숨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증시에 호재라면 기업들의 M&A(인수합병) 소식이다. 유럽 대형 투자은행인 HSBC홀딩스의 네드뱅크 그룹 인수, 쓰리파(3PAR)를 둘러싼 HP와 델의 인수전 등은 뉴욕증시가 장초반 상승하는데 기여했다.

8월들어 M&A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주에도 세계 3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BHP의 세계 최대 비료 업체 Potash 인수, 반도체 칩 제조사인 인텔(Intel)의 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Mcafee 인수 등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같은 M&A 이슈가 경기침체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관련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M&A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는 돈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일뿐더러 기업들이 M&A를 통해 장기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한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계속 느릴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富)가 가계로 이동함에 있어서 가장 빠른 방법은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배당을 증가시키거나, 설비투자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현재 기업들은 고용이나 배당보다는 M&A를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용 증가 → 가계 임금소득 증가 → 소비 증가 →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느리게 회복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다.

2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 대비 39.21포인트(0.38%) 내린 10174.41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S&P500 지수는 4.33포인트(0.40%) 하락한 1067.36을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0.05포인트(0.92%) 떨어진 2159.71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하나·김다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