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주류시장 규제 완화안을 내놓자 주류주의 이해득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재료 시장의 독과점 해소 등은 그동안 정체됐던 주류주에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주류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소주보다는 맥주업계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주류산업 규제 개선안은 소주와 맥주시장에 중소업체의 신규 진입을 가능케 한 점이 핵심이다.

송우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20일 "실제 조치로 이어진다면 신규업체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주류시장이 춘추전국 시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주류업계 대장주인 진로와 하이트맥주 등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이들 종목은 월드컵 호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진로는 이날 350원(0.93%) 내린 3만7300원,하이트맥주는 3000원(2.18%) 하락한 13만45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소주보다는 맥주업계가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주는 병입 설비 등 초기 투자 장벽이 높은 데다 수도권은 진로와 롯데주류,지방은 역내업체들의 지배력이 강하다"며 "반면 맥주 시장은 소규모 양조장에서 특색 있는 제품이 나올 경우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뺏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주시장 진출을 타진했다가 높은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물러섰던 롯데주류가 경쟁자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면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류업계 특성상 브랜드 육성과 마케팅,유통망 관리 비용이 매우 커 신규 진출이 쉽지 않다"며 "규제 완화안이 실행되려면 정치권의 논의와 법 개정도 거쳐야 한다"고 평가했다.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내년 유통망을 통합하면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순당이 주도하는 막걸리 시장에는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봤다. 국순당은 상반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이날 250원(1.39%) 오른 1만8250원에 마감,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