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20일 7600여 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 갤럭시S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완성차 업계에서 모든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S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8만8000여 전 직원에게 지급키로 했고 SK그룹도 모든 계열사 임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주기로 했다. 적지않은 돈이 들긴 하지만,임원급에 국한하지 않고 전체 직원에게 나눠주는 게 사기 진작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선 기업 업무용 스마트폰 판매량이 벌써 30만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영업"

르노삼성의 전국 영업직원 2349명은 올 상반기 총 8만5142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한 명당 6대꼴로,1인당 판매량에서 국내 최고다. 회사 측은 스마트폰 지급으로 영업 생산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전체 영업직에게는 원스톱 프로그램이 내장된 노트북과 별도로 스마트폰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국내 영업 효율성 1위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영업본부 소속 직원 1만여 명에게 스마트폰을 일괄 지급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고객관리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GM대우자동차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업사원용 고객관리 시스템인 '모바일 CMS'를 도입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는 것은 무엇보다 이동 중 업무 처리가 가능해서다. 특히 영업직원들은 스마트폰 안에 설치된 고객관리 시스템을 활용,언제 어디서든 차량 정보와 재고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법인용 스마트폰만 30만여 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는 314만여 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이 170만명,KT가 120만명,LG U+(유플러스)가 24만여 명이다. 업계에선 이 중 10% 정도가 대기업 등에서 대량 구입한 법인 물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는 연말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60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중 10~15% 정도인 60만~75만대 정도는 법인물량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단말기 선택 폭도 넓어지는 추세다. 작년까지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한 T옴니아(SKT) 등이 모바일 오피스 용도로 사용됐지만,올초부터 해외 업체들이 많이 쓰는 블랙베리(SKT)와 아이폰(KT) 등이 추가됐다. 요즘엔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갤럭시S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블랙베리를 나눠줬던 포스코는 보안문제 등을 고려해 갤럭시S로 바꾸고 있다.

◆기업시장 공략 강화하는 통신사들

기업 시장을 잡기 위한 통신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법인영업을 전담하던 기업사업단을 작년 말 기업사업 부문으로 확대,모바일 오피스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자동차 철강 학교 병원 등 각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KT는 금융 의료 교육 등의 틈새 시장에 특화,다양한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각 업체의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했다. LG U+는 모바일 오피스 구축과 관련,조달청과 제휴를 맺는 등 정부 및 공기업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모바일 오피스 시장이 중소기업 및 공공부문으로 확대되면서 곳곳에서 업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며 "작년 2조9000억원 수준이던 관련시장이 2014년 5조9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일훈/조재길/안정락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