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달 14일 구학서 신세계 회장을 방문했다. 국민은행은 신세계의 주거래은행이다. 어 회장은 구 회장에게 협력관계를 계속 이어가자고 요청했다. 이달 초에는 이석채 KT 회장을 만나 내년 상반기 KB카드가 은행에서 분사하면 KT와 업무상 제휴를 맺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 KT의 주거래은행도 국민은행이다.
어 회장은 이른 시일 내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도 만날 계획이다. 당초 이번 주에 정 회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정 회장이 해외 출장을 떠나 미뤄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KB금융과 주식 맞교환을 해 KB금융 지분 3.23%를 보유하고 있다.
어 회장은 "정 회장을 만나 앞으로 KB금융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장이 먼저 나서 경영 일선에서 뛰어야 전 직원의 영업력이 살아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기업체 CEO들과 약속을 잡고 만나러 다니겠다"고 덧붙였다. "영업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어 회장은 그동안 국민은행이 개인고객은 많으나 기업고객을 발굴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어 회장이 CEO들을 찾아다니는 것은 자신이 먼저 나서 기업고객 발굴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주거래 관계인 기업들과 주주사들부터 만남을 갖고 필요하면 다른 CEO들도 만나겠다는 게 어 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10월 초부터 싱가포르 유럽 미국 등을 돌며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가질 예정이다. 어 회장은 "기존투자자와 잠재투자자들이 IR 대상"이라며 "아직 실적이 미비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논리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스크 및 비용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