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음향설비는 영상에 몰입하도록 도와줍니다. 같은 영화라도 사운드의 차이로 인해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죠.돌비 13.1채널시스템은 현존 영화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음향시설입니다.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주지요. "

미국 극장 음향전문업체 QSC의 새뮤얼 하인즈 수석엔지니어(42 · 사진)의 말이다. 오는 20일 개관하는 롯데시네마 청량리점에 세계 최초로 돌비 13.1채널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내한한 그는 극장 모양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조합해 맞춤형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음향 전문가. 각국에 첨단 음향장비를 수출한 뒤 점검하는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13.1채널시스템이란 기존 영화관의 5.1채널보다 스피커와 앰프 수를 2배가량 늘린 첨단 음향설비.스크린 앞쪽에 3개,상영관 좌 · 우에 2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5.1채널과 달리 스크린 앞쪽에 5개,상영관 뒤쪽과 모서리에 4개,천장 좌 · 우에 2개의 스피커를 설치한다.

"5.1채널이 음향을 수평으로만 전달했다면 13.1채널은 천장으로도 전해줍니다. 음향을 세밀하게 분류해 다양한 각도에서 보내는 것이죠.한쪽 벽면에서 여러가지 소리를 동시에 들려주기도 합니다. 미국 극장 체인 '리갈'을 비롯한 각국 멀티플렉스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내년에는 13.1채널 방식으로 녹음한 할리우드 영화도 생겨날 겁니다. "

13.1채널시스템은 올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2010 시네마엑스포'에서 영화 '아바타'에 입혀져 처음 소개됐다. 5.1채널이나 7.1채널 버전의 '아바타'보다 훨씬 뛰어난 음질을 구현했다.

롯데시네마가 이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에는 CGV와의 경쟁이 작용했다. CGV가 영등포점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크린을 설치한 데 대해 최고의 음향설비로 맞선 것.

"한국 영화관의 시설은 뛰어납니다. 서비스는 부분적으로 미국보다 앞섭니다. 미국에서는 장비가 디지털화되면서 영사 기사들이 사라졌지만 한국 극장에는 3~4명씩 근무하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