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영화제 찾은 홍콩 출신 프로듀서 엘리어트 통

"중국 영화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중국 시장은 거대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고 잠재력이 대단합니다.중국 시장을 겨냥해 영화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저우싱츠(周星馳.주성치) 주연의 '쿵푸허슬'(2004) 제작에 참여한 홍콩 출신 프로듀서 엘리어트 통은 최근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열리는 충북 제천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통은 3년 전 중국 베이징으로 근거지를 옮겨 베이징과 홍콩을 오가며 거대한 중국 영화시장을 노리고 중국에서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홍콩 영화 시장은 아직 건강합니다.매년 50~60편을 만들고 있죠. 그러나 그 가운데 60퍼센트 이상이 중국과 공동제작한 영화입니다."

중국과 공동제작을 하면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할 때 중국 영화와 같은 조건으로 배급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제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쿵푸허슬' 이후에는 배우 류더화(劉德華.유덕화)가 운영하는 포커스영화사로 옮겨 6명의 신인 감독을 기용해 영화 6편을 만드는 '퍼스트 컷츠'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2006년 부산영화제 폐막작인 닝하오(寧浩) 감독의 코미디 '크레이지 스톤(Crazy Stone)'은 적은 제작비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한국과 영화를 합작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한국의 투자는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감독 등 한국의 영화인력을 데려와서 중국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재능 있는 한국의 감독이나 촬영, 미술, 시각효과 분야의 인력을 데려오면 좋겠다"면서 "중국은 많은 영화를 만드는 것만큼 재능 있는 인력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아시아나 심지어 전 세계의 인재들에게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의 대본과 한국의 감독, 스태프로 중국 영화를 만들 수 있죠. 이런 작업이 트렌드가 될 수도 있고요."

그는 중국에서 크게 히트한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을 비롯해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이 중국 관객들에게 널리 알려졌다고 했다.

한국영화로 가운데는 김용화 감독의 '미녀는 괴로워'가 매우 상업적이라서 좋아한다면서 "대본이 좋고 잘 만든 스마트한 영화다.중국도 관객에 초점을 맞춘 이런 장르영화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은 영화제 기간에 열린 아시아-태평양 프로듀서 네트워크(Asia-Pacific Producers Network.APN)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2007년에 부산에서 20명의 프로듀서가 모여 APN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100명 정도로까지 규모가 커졌다"면서 "프로듀서들이 쉽게 직접 대화할 수 있다.올해는 피칭 행사도 처음으로 열려 프로듀서이자 투자자이기도 한 멤버들에게 영화를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천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