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뒷걸음질쳤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1700선까지 떨어지는 깊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경기 부양책이 다시 등장하면서 증시가 반등을 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따라서 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1708)인 1710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 뒤 지수 조정시 오히려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업종별로는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와 자동차 부품주 등을 매력적인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새롭게 제기된 이슈가 아니고 계속 진행돼 오던 것"이라며 "이날 지수 조정폭도 깊지 않고 예상보다 조정 기간이 길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지선인 1730선이 무너졌을 경우 1700선까지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달말부터는 시장이 다시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한국의 제조업 가동률이 1987년 이후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고 설비투자 규모도 늘어나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선행지수도 8, 9월 중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의도적으로 경제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며 미국은 매크로 지표가 좋지않게 나오면 2차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세계 경기가 더블딥(이중침체)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에 설비투자를 하지 못한 기업들이 하반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등 중소형 부품주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가 가능한 철강, 화학주 등을 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그는 "IT와 자동차도 상승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시가총액 비중 정도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수가 반등한다면 초기에 가격이 수요을 창출하는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는 반도체, IT부품주 등 중간재 대표 IT주가 기술적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후 유동성 유입이 가능한 정유와 비철금속, 화학, 철강주 등이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선진국 수요경기에 대한 논쟁이 줄어드는 시점에서는 자동차와 다시 최종소비 IT주가 부각될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