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가 하반기 중 유럽과 중동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탈(脫)아시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52 · 사진)는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선웨이라군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이탈리아 밀라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데 이어 연내에 중동 지역 공략을 위해 터키 이집트 중 한 곳에도 현지법인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웅진코웨이는 중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다. 2000년 중국 베이징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03년 일본과 태국,2006년 말레이시아,2007년 미국에 각각 진출했다. 해외 진출 초기에 아시아 지역에 역량을 집중해오다가 점차 부가가치가 높은 유럽과 중동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미국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LA 현지법인 외에 시카고에도 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했다.

홍 대표는 "웅진코웨이는 세계 최대 정수기 업체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해외 사업 매출이 지난해 기준 총매출 1조4119억원의 3.94%인 557억원에 불과하다"며 "향후 정수기와 비데 등 주력 제품의 2차 도약을 위해서는 비교적 보급률이 낮고 소득수준이 높은 유럽과 중동 지역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는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정수기 등 주력 제품의 생산라인도 일부 중국으로 이전키로 했다. 향후 수출 확대에 따른 생산 증가분을 중국 생산라인이 맡는 구도다.

홍 대표는 다음 달 시작하는 화장품 사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나타냈다. 그는 "윤석금 회장도 우량 사업부문이던 화장품을 외환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했던 아픈 경험을 자주 되뇐다"며 "아쉬웠던 만큼 이번에는 끝까지 가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웅진코웨이 화장품은 다음 달 1일 출시된다. 그는 "국내 판매가 안정되면 말레이시아 등 해외 현지법인에서도 영업에 나설 것"이라며 "이미 중국에서 화장품으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다른 해외 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화장품은 총 64개 품목으로 전량 한국콜마에서 주문자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공받는다. 홍 대표는 "기존 코디 조직과는 별도의 화장품 방문판매 조직을 꾸릴 것"이라며 "그동안의 방문판매 노하우와 470만명에 이르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면 초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쿠알라룸푸르=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