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은 금융 지원 확대에 맞춰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협력업체를 포함한 중소기업에 특별펀드 700억원 등 총 23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게 단적인 예다.

현대중공업은 우선 기업은행과 '협력업체 지원 특별펀드' 700억원을 조성하고 금융기관과 연계한 '무담보 네트워크론'도 275억원에서 1280억원으로 늘렸다. 또 직접 경영 및 시설 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총 2350억원의 자금 지원도 추진해오고 있다. 원자재 구매 대행도 지금보다 800억원 늘린 9874억원으로 확대,협력회사가 자재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반기별로 대금 지급을 우대해주는 우수 협력업체의 수도 2배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아울러 협력회사 직원들이 각종 교육 및 문화시설 이용을 모기업 직원들과 동일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품질개선 지도 및 기술정보 지원도 진행 중이다.

중소기업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3년 노동부로부터 '중소기업 훈련 컨소시엄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중소기업에 필요한 신규 인력을 양성하고 재직 근로자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벌이고 있다. 이 교육은 재직 근로자를 위한 '향상교육'과 신규 인력을 위한 '양성교육'으로 나뉘어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서 이뤄진다. 각 교육은 내용에 따라 조선과 기계,전기,도장 등 향상 8개 과정,양성 5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교육기간은 내용에 따라 3개월에서 5개월 사이로 매년 약 30차례 이상 진행된다.

교육을 맡은 30여명의 강사는 각 분야에서 실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현대중공업의 베테랑 근로자들이다. 모두 노동부에서 발급한 직업훈련교사 면허증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직업 훈련 컨소시엄을 통해 총 236개 업체,4만여명이 기술교육의 혜택을 받았다. 올해도 2000명 이상이 교육에 참가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교육과정 수료생들의 협력사 취업을 지원,취업률이 90% 이상에 달한다. 유태근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장은 "현대중공업의 세계 1위 기술이 우리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교육 모델을 다양하게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1월 협력회사 대표들을 초청해 신년회를 갖고,협력회사 지원 방안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한다. 형식적인 상생이 아니라 실질적인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올 1월에도 호텔현대 울산에서 213개 협력회사 대표들을 초청한 가운데 신년회를 열었다. 모기업과 협력회사가 함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상호 발전과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인 만큼 새해 사업계획 설명과 함께 대 · 중소기업 간의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효과 등 공동 발전을 위한 다양한 경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문화적 상생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2년부터 매년 협력회사 현장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현장 콘서트'를 열고 있다. 현장 콘서트는 점심시간에 협력회사 생산 현장에 음악 선물을 배달하는 현대중공업만의 문화 나눔 행사로,동반자로서 협력사와의 바람직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