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뒤땅치기·벙커샷 홈런…세계 1·2위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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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데뷔 후 최악 성적 78위
미켈슨, 78타…세계 1위 변동 없어
메이헌, 12언더파 2타차 우승
미켈슨, 78타…세계 1위 변동 없어
메이헌, 12언더파 2타차 우승
'안 돼도 이렇게 안 될 수가 있을까. '
남자골프 세계랭킹 1,2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은 헌터 메이헌(28 · 미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이헌은 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라이언 파머를 2타차로 따돌렸다.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은 약속이나 한듯 최종일 무너졌다. 미켈슨은 최경주 양용은 등과 함께 공동 46위,우즈는 끝에서 두 번째인 공동 78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우즈와 미켈슨의 랭킹 뒤바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톱랭커라도 경기가 안 풀리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즈, 4라운드 내내 오버파
우즈의 합계 스코어 18오버파 298타(74 · 72 · 75 · 77)는 그가 1996년 프로가 된 후 최악이다. 그가 대회 마지막날 7오버파를 친 것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고 4라운드 내내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2003년 USPGA챔피언십 이후 7년 만이다. 경기내용도 보잘것없었다. 7번홀(파3)에서는 뒤땅치기가 되며 볼은 목표에 25야드나 못 미쳤고,15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갤러리를 맞혔다. 16번홀(파5 · 길이 602야드)에서는 그린을 눈앞에 두고 웨지샷을 연못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만 일곱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우즈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부진이었다. 동반자 앤서니 김은 "우리가 보아온 예전의 타이거가 아니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미켈슨,'벙커샷 홈런'에 1.2m에서 3퍼트
3라운드까지 공동 10위를 달리던 미켈슨은 최종일 78타(41 · 37)를 치며 무너졌다. 우즈를 따라잡고 생애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일곱 번째 기회를 놓친 것.미켈슨과 우즈가 특정 라운드에서 동시에 77타 이상을 친 것은 1998년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미켈슨은 황당한 샷도 보여주었다. 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을 붙여 버디를 기록하거나 최소 파를 잡을 수 있는 상황.그러나 웨지로 때린 볼은 그린을 넘어갔다. 이른바'벙커샷 홈런'.보기를 한 미켈슨은 9번홀(파4)에서는 홀까지 1.2m를 남겨두고 3퍼트를 하는 난조를 보였다. 미켈슨은 "컨디션이 좋았고,연습장에서도 잘 맞았다. 경기에서도 샷은 나무랄데 없었으나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퓨릭 불운,'베스트 샷'이 물속으로
짐 퓨릭은 16번홀에서 세 번째 샷이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너무 잘 맞아서 탈이 난 것일까. 볼은 깃대를 정통으로 맞고 굴절된 후 그린 앞 연못으로 굴러들어갔다. 버디 기회가 보기로 변해버린 것.퓨릭은 그러고도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 64타를 쳤고 합계 7언더파 273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16번홀에서 버디를 했다면 공동 3위,파를 했다면 공동 5위에 오를 뻔했다. 불운의 대가(상금차액)는 적게는 6만7500달러(약 7800만원),많게는 18만5000달러(약 2억1500만원)에 달했다. 퓨릭은 "골프는 아주 잘 치고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며 자위했다. 찰스 하웰3세도 2005년 뷰익인비테이셔널 때 볼이 깃대 아래를 맞고 튕긴 후 뒤편의 물에 들어가버린 적이 있다.
◆메이헌 행운,화단에 빠진 볼 구제받아
역시 16번홀이었다. 홀까지 227야드를 남긴 메이헌은 그린 앞 연못을 피하고자 두 번째 샷을 길게 쳤다. 볼은 그린을 넘어 카트도로에 맞은 후 화단으로 들어갔다. 로컬룰이 없을 경우 볼이 화단에 들어가면 그대로 쳐야 한다. 2타차 선두였던 메이헌에게 위기가 닥친 셈.그러나 이 화단은 공교롭게도 카트도로로 둘러싸여 있었다. 경기위원은 '카트도로 안에 조성된 화단이므로 카트도로의 일부로 간주된다'고 판정했다. 메이헌은 무벌타 구제를 받은 후 파를 세이브했다. 보기 위기에서 벗어난 메이헌은 17번홀에서 3m거리의 쉽지 않은 파퍼트를 성공하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남자골프 세계랭킹 1,2위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은 헌터 메이헌(28 · 미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메이헌은 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라이언 파머를 2타차로 따돌렸다.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은 약속이나 한듯 최종일 무너졌다. 미켈슨은 최경주 양용은 등과 함께 공동 46위,우즈는 끝에서 두 번째인 공동 78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우즈와 미켈슨의 랭킹 뒤바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톱랭커라도 경기가 안 풀리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즈, 4라운드 내내 오버파
우즈의 합계 스코어 18오버파 298타(74 · 72 · 75 · 77)는 그가 1996년 프로가 된 후 최악이다. 그가 대회 마지막날 7오버파를 친 것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고 4라운드 내내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2003년 USPGA챔피언십 이후 7년 만이다. 경기내용도 보잘것없었다. 7번홀(파3)에서는 뒤땅치기가 되며 볼은 목표에 25야드나 못 미쳤고,15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갤러리를 맞혔다. 16번홀(파5 · 길이 602야드)에서는 그린을 눈앞에 두고 웨지샷을 연못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만 일곱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우즈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부진이었다. 동반자 앤서니 김은 "우리가 보아온 예전의 타이거가 아니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미켈슨,'벙커샷 홈런'에 1.2m에서 3퍼트
3라운드까지 공동 10위를 달리던 미켈슨은 최종일 78타(41 · 37)를 치며 무너졌다. 우즈를 따라잡고 생애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일곱 번째 기회를 놓친 것.미켈슨과 우즈가 특정 라운드에서 동시에 77타 이상을 친 것은 1998년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미켈슨은 황당한 샷도 보여주었다. 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을 붙여 버디를 기록하거나 최소 파를 잡을 수 있는 상황.그러나 웨지로 때린 볼은 그린을 넘어갔다. 이른바'벙커샷 홈런'.보기를 한 미켈슨은 9번홀(파4)에서는 홀까지 1.2m를 남겨두고 3퍼트를 하는 난조를 보였다. 미켈슨은 "컨디션이 좋았고,연습장에서도 잘 맞았다. 경기에서도 샷은 나무랄데 없었으나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퓨릭 불운,'베스트 샷'이 물속으로
짐 퓨릭은 16번홀에서 세 번째 샷이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너무 잘 맞아서 탈이 난 것일까. 볼은 깃대를 정통으로 맞고 굴절된 후 그린 앞 연못으로 굴러들어갔다. 버디 기회가 보기로 변해버린 것.퓨릭은 그러고도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 64타를 쳤고 합계 7언더파 273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16번홀에서 버디를 했다면 공동 3위,파를 했다면 공동 5위에 오를 뻔했다. 불운의 대가(상금차액)는 적게는 6만7500달러(약 7800만원),많게는 18만5000달러(약 2억1500만원)에 달했다. 퓨릭은 "골프는 아주 잘 치고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며 자위했다. 찰스 하웰3세도 2005년 뷰익인비테이셔널 때 볼이 깃대 아래를 맞고 튕긴 후 뒤편의 물에 들어가버린 적이 있다.
◆메이헌 행운,화단에 빠진 볼 구제받아
역시 16번홀이었다. 홀까지 227야드를 남긴 메이헌은 그린 앞 연못을 피하고자 두 번째 샷을 길게 쳤다. 볼은 그린을 넘어 카트도로에 맞은 후 화단으로 들어갔다. 로컬룰이 없을 경우 볼이 화단에 들어가면 그대로 쳐야 한다. 2타차 선두였던 메이헌에게 위기가 닥친 셈.그러나 이 화단은 공교롭게도 카트도로로 둘러싸여 있었다. 경기위원은 '카트도로 안에 조성된 화단이므로 카트도로의 일부로 간주된다'고 판정했다. 메이헌은 무벌타 구제를 받은 후 파를 세이브했다. 보기 위기에서 벗어난 메이헌은 17번홀에서 3m거리의 쉽지 않은 파퍼트를 성공하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