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선물시장의 증거금률과 예탁금 제도에 대해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등의 증거금률을 이르면 다음 달 인하하고 미니금선물,돈육선물은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2일 "변동성이 작고 거래 편의성이 낮은 종목은 증거금을 낮추고,그 반대인 종목은 높이는 방향으로 선물시장 정비를 추진 중"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3~6개월 단위로 지수선물과 상품 · 통화 · 국채선물 등 선물시장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거금이란 거래 당사자가 계약 불이행에 대비해 거래소에 예탁하는 보증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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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거래소는 코스피200 지수선물의 증거금률을 현행 15%에서 13% 안팎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지난달 하루 평균 39조2700억원이 거래되는 등 국내 선물시장의 대표 종목이다. 반대로 변동성이 높아진 일부 상품은 오히려 증거금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과 돈육 등 상품선물은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내달 도입되는 미니금선물(거래 단위 100g)의 기본예탁금을 현행 15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하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한 계약의 거래대금이 400만원 정도인데 예탁금만 1500만원을 내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돈육선물도 예탁금을 500만원으로 낮추고 선물시장에서 가장 높은 21%의 증거금률을 12% 안팎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돈육선물은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이 60계약에 그치는 등 극심한 거래 부진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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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수선물 가격은 수시로 변하므로 현재의 정률제 증거금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이 기회에 가격제한폭이나 변동성 기준으로 증거금을 매기는 등 전반적인 제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