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노동조합연맹은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옛 신화전자 사옥을 81억원에 사들였다. 한국지멘스가 신화전자 인수 이후 구조조정 물건으로 내놓은 지상 6층짜리 빌딩이다. 연맹 관계자는 "월 3000만원 정도 임대료 수입이 예상돼 은행 이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금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지만 강남권 오피스 빌딩은 향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수익사업 차원에서 빌딩을 샀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강남권 중소형 빌딩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1일 다국적 빌딩임대 전문업체인 ERA코리아가 내놓은 '2010년 상반기 오피스 빌딩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강남 중소형 빌딩은 손바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ERA코리아가 서울 및 분당지역 소재 연면적 990㎡(300평) 이상,또는 5층 이상 빌딩 8150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강남 중소형 빌딩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래건수가 늘고 매매가격도 올랐다. 장진택 ERA코리아 기획 이사는 "상반기 빌딩 거래시장의 키워드는 강남권 중소형 빌딩이었다"며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소진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상반기 거래가 이뤄진 강남지역 중소형 빌딩은 총 35건으로 지난해 25건에 비해 10건(40%) 많아졌다. 이는 상반기 서울과 분당 지역에서 거래된 빌딩 거래 총 50건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상반기 강남 중소형 빌딩의 거래금액과 면적은 각각 7214억원과 14만4355㎡(4만3744평)로 전체의 52%,44%로 분석됐다.

ERA코리아 조사 결과 강남 중소형 빌딩 매매가격은 3.3㎡당 1511만원으로 지난해(3.3㎡당 1482만원)에 비해 2% 올랐다. 권역별 3.3㎡당 평균 매매가는 서울 강남이외 지역이 1137만원,분당이 781만원에 머물렀다.

강남 중소형 빌딩이 활발한 거래 속에 가격도 강세를 보인 것은 법인 및 개인자산가들이 강남 빌딩을 사옥용이나 투자용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ERA코리아는 풀이했다.

또 최근 강남권 임대 시장이 12%대의 높은 공실률을 보이면서 침체를 겪고 있지만 강남 빌딩 물건에 대한 매입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테크가 강남구 삼성동에 갖고 있던 시공빌딩이 성우오토모티브에 270억원에 팔렸고, 강남구 대치동 옛 토공 서울지사 사옥은 오뚜기가 537억여원에 사들였다. 논현동 프라임저축은행빌딩은 개인이 430억원에 매입했다.

자산운용사들의 빌딩 매입도 여전해 신한BNPP자산운용과 현대스위스자산운용 아시아자산운용이 각각 역삼동 삼성제일빌딩과 서초동 플래티넘타워 일부 층을 사들였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