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금융 인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우리금융에서 분리해 매각하기로 하면서 현지 다른 지방은행을 비롯해 지역 경제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금융 인수에는 하나금융이 가장 적극적이다.

하나금융은 총자산이 196조원으로, 다른 대형 금융회사를 인수하지 않고는 자산 300조원이 넘는 KB금융이나 신한금융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인수.합병(M&A) 대상 중에 우리금융을 1순위로, 외환은행을 차순위로 두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우리가 M&A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없다"며 "다만 정부가 발표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따라 M&A 추진의 구체적인 방식 등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지분 인수보다 주식 맞교환 방식의 합병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입찰에 응해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으면 정부가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B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당분간 M&A를 자제하고 KB금융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 기회가 생기면 이사회와 주주 등의 의견에 따라 금융회사 인수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친 적이 있다.

KB금융으로서는 90%를 넘는 은행의 비중을 줄이고 증권과 보험 사업 등 비은행 부문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이 M&A에 뛰어든다면 증권사와 투신사를 갖고 있지 않은 외환은행보다는 우리투자증권을 보유한 우리금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투자증권은 KB투자증권의 10배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하나금융을 우리금융의 합병 대상으로 결정하면 특혜 시비 논란 등 사회적 파장이 클 수 있어 KB금융 등 경쟁사의 참여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분리 매각 방안이 확정되면서 지방은행들도 인수전에 뛰어들 태세다.

현재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민 중심으로 경남은행을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당선으로 부산.경남 지역 경제단체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엿보인다.

광주.전남지역의 상공회의소들은 광주은행 인수를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 공동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조기 민영화를 위해 지방은행들을 분리해 팔기로 했다"며 "다만 미리 분할해놓고 매각하지는 않고 충분한 수요가 있을 때 분리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 후보가 많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신속한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공적자금 회수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최현석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