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눈치보기 장세가 예상된다.

미국 뉴욕증시는 주요 기술주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틀째 하락했다. 기술주들이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장중 우리 증시의 대표주이자 정보기술(IT)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실적발표를 계기로 IT관련주들과 실적관련주에 대한 최종적인 점검이 이루어질 수 있다.

잠정실적을 뛰어넘는 결과가 발표되고 하반기에 대한 전망도 양호하다면, 선진국과는 차별화된 주가분위기를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예상수준의 실적에 하반기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면 삼성전자가 증시 하락을 주도할 수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전날 실적발표를 앞두고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1.19% 떨어졌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30.72포인트(0.29%) 내린 10467.1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4.60포인트(0.42%) 하락한 1101.53을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12.87포인트(0.57%) 떨어진 2251.69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이번 어닝시즌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말해 시장의 관심은 '실적'을 벗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동시에 앞으로 전개될 시장이 어떤 점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인가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실적시즌 마무리…조정국면 예상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어닝시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 오온수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발표의 관점포인트는 실적달성 여부와 관련업체로의 수혜 여부"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을 발표한 것처럼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것. 2분기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에 우호적인 결과를 예상했다. 다음으로 삼성전자의 신수종 사업 등 추가적인 설비투자 여부이다. 그룹 차원에서 10년간 2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반도체 특성상 선제적인 투자가 있을 것인가도 관심사항이라는 얘기다.

부국증권은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이후에는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전용수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어닝시즌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이후에는 특별히 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변수가 없다"며 "이에 국내증시가 다소간의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시장 참가자들이 이달 초반과 같이 경기지표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기지표의 증시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 센터장은 예상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하반기 경기지표는 다소 부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통해 어닝 시즌이 마무리됨에 따라, 매크로 지표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변동성을 고려해 단기적인 대응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 한범호 연구원은 "외국인들과 방향성을 맞추고 최근들어 관심이 조명되는 철강, 화학 및 금융업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대응하라"며 "개별 종목들에 대한 접근법으로는 5일 이동평균선을 활용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와 외국인 관심업종지수가 공통적으로 5일 이동평균선에서의 지지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검증된 종목들의 경우, 5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할 경우 분할매수를 통한 대응이 낫다고 한 연구원은 강조했다.

◆ 시총상위주·중소형주·원화강세 수혜주 등 추천

또한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을 고르라는 조언이 있는 한편, 외국인이나 기관이 관심을 기울이는 일부 종목에 투자하라는 의견도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악재가 부각되지 않는다면 2009년 3월부터 전개된 외국인 매수로 인한 증시상승을 보일 것"이라며 "유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밸류에이션 투자가 적합하다"고 전했다. 박스권이 돌파되면서 현재는 인덱스의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종목별 포트폴리오보다는 시가총액 비중대로 투자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소형주 실적 시즌에 대비해 수급 불균형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관련 종목 8개를 선별, 추천했다.

해당종목은 주성엔지니어링, 대웅제약, STX조선해양, 티씨케이, S&T중공업, GS홈쇼핑, 심텍, 키움증권이다.
이 증권사 신중호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갭이 크게 벌어진 종목군에 대한 선별과 단기매매가 유효할 것"이라며 "관심도를 높여볼 만한 종목군으로는 가격 및 가치(밸류) 매력이 커지고 있는 중소형주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펀드환매에 따른 기관 매도와 외국인의 대형주 중심 매수세로 인해 대형주 대비 가격메리트가 높아진 가운데, 시장 전체적으로 밸류에이션 회복이 진행될 경우 중소형주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수세,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기대를 고려해 관심종목 11개를 선정, 추천했다. 해당종목은 동양기전 KPX화인케미칼 CJ제일제당 현대중공업 LS 하이닉스 POSCO 한국가스공사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현대산업이다.

이 증권사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과 종목 주가 간 상관관계가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수급상 외국인 매수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매수가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