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양재동 본사 앞 '천막 농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月 1만8000여대 생산 차질속 "내달 파업강행"…계약자들 분통
使 "특별 교섭서 전임자 논의"…노조간부 48명은 현업 복귀
使 "특별 교섭서 전임자 논의"…노조간부 48명은 현업 복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 간부들이 29일 서울 양재동 현대 · 기아차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노숙 투쟁을 시작했다. 기아차 노조 바로 옆에선 협력업체인 동희오토 사내하청 해고자들이 20일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전임자 임금 문제를 포함한 단체 교섭에 사측이 응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GM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 노사가 일제히 교섭을 마무리지었지만 기아차 노조는 오히려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공조, 여름 단체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8일 이후 파업 수순을 밟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만 '강경 투쟁'
GM대우 노사는 지난 27일 조합원 투표에서 △기본급 7만4359원 인상 △격려금 250만원 지급 △성과급 2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올해 임단협 합의안을 가결했다. GM대우가 2년 연속 무분규로 노사협상을 타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역시 1987년 노조 설립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은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중 · 장기적인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작년 '공장점거 파업'까지 벌였던 쌍용차 노조는 임금을 동결하고 유급 전임자 수를 종전 39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내용으로 사측과 합의했다. 르노삼성은 2000년 출범 후 10년간 무분규 협상 타결 관행을 지켜오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는 특근과 잔업 거부로 K5 등 '신차 효과'에 타격을 주는 한편 여름휴가 직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쟁점은 이달부터 시행된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제도와 관련,전임자 수 축소 문제다. 노조는 전임자 수를 줄일 수 없으며 올해 임단협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특별 단체교섭을 통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전임자 문제를 협의하다 결렬될 경우 '합법적인' 파업을 벌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일각에서 기아차 노조를 금속노조 선봉대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금속노조가 기아차 투쟁 일정에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간부 48명은 현업 복귀
기아차 노조가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현업에 복귀하는 노조 간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타임오프 시행으로 당장 이달부터 월급을 받지 못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노조 집행부에서 일하다 현업으로 복귀한 인원은 총 48명(전체의 20.9%)이다. 타임오프 시행 직전 230명이던 노조 간부와 임시 상근자들이 182명으로 줄어 들었다. 노조 안팎에선 추가로 복귀하는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오프 제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상근 근로시간 면제자를 19명까지만 둘 수 있다.
문제는 노조의 생산거부 투쟁이 계속되면서 기아차 신차를 주문한 계약자들의 대기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는 점이다. 월 생산차질 대수가 1만8000여대에 달해서다. 국내 생산량의 10%를 넘는 규모다. 현재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는 K5 2만여명,스포티지R 5000여명,쏘렌토R 3000여명 등에 달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