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서머랠리(summer rally)'로 달아올랐다. 코스피 지수가 연이어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상승장에서의 증시 주도업종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오전 10시5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16% 오른 1771.84를 기록 중이다.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을 출발한 지수는 장중 1778.72까지 올라 연고점을 재차 새로 쓴 후 오름 폭을 다소 축소한 모습이다.

최근 국내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기업실적,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의 경제 정상화, 경제의 성장축이 민간으로 이동되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등 차별적 상승 요인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수 있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투자가와 연기금 매수세 등을 고려하면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확대와 원화 강세 기조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는 최근 4거래일 간 629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술적 분석 상으로도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서준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0개월 간의 박스권을 마무리하며 추가적인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고, 1차 상승 목표치는 1850선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주도주 변화 여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날 반등을 이끈 업종은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였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기존 주도주의 시장 주도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반면 철강, 금융 등 그동안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된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주도 업종인 IT와 자동차 업종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IT와 자동차에 관심을 국한하기 보다는 좀 더 넓은 범위에서 경기민감주들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권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돌파 후 안착 과정에서 그간 소외돼 왔던 업종의 선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주도주 교체 필요성으로까지 확대 해석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중국 경기 반등이 투자보다 소비를 주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중심에는 여전히 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최근 시장에서 대형업종들이 순환상승하는 강세장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에 민감한 업종과 방어적인 업종 간 차별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철강, 소재, 해운, 기계 등 경기민감 업종들이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면서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뚜렷한 주도주가 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최근 다변화 움직임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오른다기보다는 호재가 있는 종목 중심으로 빠른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며 "3분기 코스피 지수 1900선을 상단으로 가정할 경우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및 종목별 비중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급적 쏠림현상을 활용한 전술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며 "단기적으로는 비중이 높은 IT,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일부분 줄여 조선, 철강, 기계 등 최근 부각되고 있는 업종과 증권, 은행 등 금융시장 안정 수혜주에 대한 매매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