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상승요인)은 무엇일까.

26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발 훈풍 등에 힘입어 장중 1766.48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1시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9포인트(0.28%) 오른 1763.05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기준금리 인상·미국 2차 경기부양책 마련 등 국내증시의 상승을 이끌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3일(현지시간)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평가) 결과 발표로 유로화가 소폭 절상되는 등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럽지역의 안전자산 선호현상 완화와 함께 국내증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이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 내 원자재 재고 재축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철강, 해상운송 등 전통적인 중국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관련주들의 이유 있는 상승은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업종 이상의 상승 모멘텀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IBK투자증권의 하반기 목표지수인 1900P까지 끌어당기는 한 동력이 되기에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실적 전망과 이에 따른 저평가 매력은 여전히 한국 증시의 우군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발표된 국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및 이후 전망치에 비춰 코스피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확보된 상태고, 이에 따른 저평가 매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500대 대표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분기별 사상 최대 수준이다. 3분기에도 사상 최대실적이 기대되는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상향 조정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의 이후 12개월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8.9배로, 올해 고점을 형성했던 1월(PER 10.1배), 4월(9.6배)보다 낮다"며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완료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빠른 순환매 속에 코스피 지수 상승세와 연고점 경신이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PER 10배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업종별 키 맞추기와 함께 저평가된 업종, 주도주 찾기 과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며, 업종별로는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IT(정보기술)·자동차주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외국인과 연기금 매수세 역시 코스피 지수를 상승 추이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기금은 국내 주식 투자비중 목표치에 비춰 매수 여력이 추가적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외국인의 경우 원화가치 상승과 미국의 저금리 기조, 안전자산 선호현상 완화를 고려하면 매수 기조가 좀 더 이어질수 있을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내증시의 디커플링도 한계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20P 가까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해외 주요국 증시는 강한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해외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자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투영한다고 가정할 때,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와 이를 선반영하는 코스피 지수의 다른 국가 증시 대비 강세 지속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라며 "경기둔화의 진실·거짓 여부가 확인되고, 이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기까지는 '본격적 상승장'보다 '수준을 높인 횡보세'에 무게를 두는 것이 합리적일 듯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