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세력인 외국인 투자자의 최선호주는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23일 국내 증시가 장중 1750선을 회복하며 하루 만에 반등했다.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80% 오른 1749.35를 기록 중이다.

박스권 상단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 호조와 함께 3일째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초점] 시장 받치는 외국인이 사들이는 종목은?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21∼22일 250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도 1500억원 넘게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서는 1조561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8일부터 집계할 경우 2조808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틀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무엇일까. 외국인은 시총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18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0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이 기간 813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밖에 현대제철 POSCO LG화학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화재 SK NHN LG상사 롯데쇼핑 두산인프라코어 CJ제일제당 삼성증권 대한생명 신세계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LG전자가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예전 IT(정보기술)업종에 쏠리던 외국인 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된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제일 많이 사들였지만, IT 업황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샀다고 보기보다는 삼성전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주로 펀드자금으로 여러종목으로 바스켓을 구성하게 마련인데, 삼성전자가 시총 1위인 만큼 한국 시장을 사들일 때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자체의 경쟁력 역시 돋보이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IT주들이 업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특성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어 다른 IT주들 대비 돋보인다고 전했다. 외국인이 투자대상으로 고려하는 대형 IT주 가운데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의 종목은 현 시점에서 업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기업실적 등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를 나쁘게 볼 이유가 없고, 이 경우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매수 대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외국인들은 업황 전망과 그동안 소외받은 데 따른 저평가 매력 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을 다소 다변화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점을 고려해 유통, 보험 등 내수주 역시 사들였다는 평가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의 경우 2~3분기가 업황 바닥이기 때문에 6개월 가량 선행 투자하는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진 것"이라며 "철강주의 경우 그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업황 개선을 고려해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섣부른 '외국인 따라잡기'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최근 펀드 환매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기관 매도세가 시장을 흔드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다소 부진한 경제지표 소식이 이어지고 있고, 시기적으로 2분기 실적 모멘텀(상승요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