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복합화력발전소를 가다] 천연가스로 청정 발전…여름철 전력부족 걱정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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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용량 85만㎾ 국산 터빈, 예정보다 두 달 앞당겨 가동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온실가스 감축에도 효과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온실가스 감축에도 효과
서울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여 달려 도착한 강원도 영월.푸른 동강을 따라 30분을 더 들어가니 태화산 자락 아래 깔끔하게 지어진 하늘색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월천연가스발전소였다. 3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발전소는 세 개의 굴뚝을 통해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며 쉼없이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폭염과 열대야로 사상 최악의 여름철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남부발전의 영월천연가스발전소가 예정보다 두 달 앞당겨 발전을 시작했다. 남호기 남부발전 사장은 발전개시 기념행사가 열린 22일 "올 여름 사상 처음으로 최대 전력수요가 7000만㎾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전력생산을 미리 시작했다"며 "올 여름 국가 전력수급에 지장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 전력공급 기여
영월천연가스발전소는 발전용량이 85만3000㎾로 하루 최대 약 2000만?i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발전 개시를 앞당기면서 영월천연가스발전소에서는 전력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여름 두 달 동안 필요시 최대 총 12억2112만?i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강원도 전체가 한 달가량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은 강원도 내륙지방과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주로 공급돼 전력난 해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남부발전이 공기를 두 달 단축한 것은 올 여름 전력수요가 사상 최고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여름 최대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11.8% 늘어난 7070만㎾로 예상된다.
최대 전력공급 가능량은 7530만㎾로 전력 예비율은 6.5%에 불과하다. 공급 예비율은 전력공급에 여유가 얼마나 있는지 나타내는 기준이다. 평소에는 15% 정도를 유지한다.
만일 원자력발전소 한 곳이라도 고장난다면 일부 송전이 제한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올해 전국에서 새로 준공되는 발전소는 영월과 군산 두 곳뿐이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 발전사들에 발전량을 최대로 끌어올려줄 것을 당부했고 남부발전은 발전 개시를 두달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심야섭 남부발전 건설처장은 "지난 겨울 영하 25도의 혹한에서 250여t의 대형 발전시설을 강릉에서 영월까지 태백산맥을 넘어 옮기는 대작전을 진행했고,그 결과 오늘의 발전소가 건립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친환경 천연가스 발전소
영월천연가스발전소는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사용한 친환경 발전소라는 의미가 있다. 천연가스를 태워 돌아가는 가스터빈 3기와 여기서 발생한 열로 물을 끓여 그 증기의 힘을 받아 회전하는 증기터빈 1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화력발전소다. 천연가스를 태울 때 나오는 유해가스를 줄이는 시설도 설치돼 있어 공해물질 발생을 최소화했다. 발전소 내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세워 온실가스 감축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었다.
국내 최초로 100㎿ 이상 대용량 가스터빈의 국내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국내에 도입된 대용량 가스터빈은 100여개가 있는데 이들 모두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지멘스 등의 제품이었다.
이번에 영월천연가스발전소에 장착된 가스터빈 3기는 모두 두산중공업이 일본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해 냈다. 발전의 핵심설비인 가스터빈을 국산화하면서 수출 가능성도 열게 됐다.
영월=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